권고사직의 형식에 의해 퇴직했더라도 사용자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퇴직의 의사 없이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인정된 경우 이는 사실상 부당해고이므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이승호 부장판사)는 최근 회사로부터 권고 사직 요구를 받고 퇴직한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회사의 권고사직은 사실상 부당해고인 만큼 해고 통보는 무효”라며 “밀린 임금 915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 A씨는 2002년 12월 (주)OOO에 입사한 뒤 자회사에서 근무하면서 2004년 4월 대리로 승진했다.
그런데 A씨가 자회사에서 수행하던 프로그램 개발업무가 2004년 7월 종료되자 피고 회사는 A씨를 본사로 복귀하도록 한 다음 추가 인원 투입이 필요한 프로젝트 및 신규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A씨에게 2004년 8월 31일자로 퇴직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퇴직 요구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2004년 10월 지방노동사무소에 피고 회사의 해고예고수당 미지급과 관련해 진정을 제기했고, 회사는 그 해 11월 A씨에게 해고예고수당 1,350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A씨가 2004년 11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자, 회사는 2005년 1월 원고에게 복직하라는 복직통고서를 발송했고, 이에 따라 구제신청은 각하됐다.
퇴직 당시 A씨의 월 평균 임금은 183만원이었다.
결국 A씨는 “회사의 퇴직 요구는 사실상 해고이며, 정당한 이유 없이 행한 것으로서 부당하다”며 해고 무효 확인을 구하면서, 해고일 이후부터 5개월 동안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피고 회사는 “퇴직 요구는 사직의 권고로서 A씨가 이에 동의했기 때문에 근로계약이 합의 해지된 것이고, 만일 해고로 보도라도 A씨는 직무능력 결여 및 성격상 결함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회사 생활이 불가능했으므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며 맞섰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권고사직 형식에 의해 퇴직했더라도 사용자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퇴직의 의사 없이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실질상 해고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자신 명의의 사직서가 피고에 의해 일방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고, 피고도 사직서가 원고에 의해 직접 작성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는 점, 원고가 회사의 퇴직 요구에 의해 회사를 떠났나가 2달 뒤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구하면서 부당해고구제신청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퇴직 의사로 사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회사의 퇴직 요구는 해고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원고에게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해고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부당해고구제신청 심의 도중 피고가 스스로 원고에게 복직통보서를 보낸 사실은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부당해고”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2004년 8월 31일자 해고 통보는 무효인 만큼 피고는 원고에게 5개월 동안의 임금 915만원(183만원 ×5)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퇴직 의사 없는 권고사직은 부당해고로 무효
부산지법 “부당해고로 밀린 임금 915만원 지급하라” 기사입력:2006-08-31 11: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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