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테러범 지충호 "범행 악랄" 징역 11년

서울서부지법 “반성 기미 없어"...살인미수는 불인정 기사입력:2006-08-03 17:45:36
유세현장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얼굴에 상해를 가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지충호씨에게 징역 11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윤권 부장판사)는 3일 지충호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해죄 및 공직선거법위반죄에 대해 징역 8년, 공갈미수 및 공용물건 손상죄에 대해 징역 3년 등 합계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지씨의 살인미수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지난 5월 20일 오후 7시경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의 연설회장에서 박근혜 대표가 청중들과 악수를 나누며 선거유세차량에 오르려는 순간 지지자인 것처럼 앞으로 다가가 문구용 커터 칼로 얼굴에 길이 11cm, 깊이 3cm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폭력 등으로 장기간 수형생활을 했음에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출소 후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고 세간의 주목을 끌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고, 2005년 12월 한나라당 A의원을 폭행했으나 별 효과가 없자 극단적인 방법을 모색하다가 지방선거 유세현장에서 박근혜 대표에게 상해를 가했다”며 “여성의 안면을 칼로 벤 범행 수법이 지극히 악랄하고 상해의 정도 또한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거운동 기간에 유력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극단적인 폭력범행으로 많은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며 “이는 민주주의 질서를 교란하고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는 중대한 범죄로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법정에서 표면상으로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고 진술할 뿐 검찰 수사 중 공용물건인 컴퓨터 모니터를 손괴하거나 검찰에 대한 개인적 원한을 드러내고, 자신은 잘못이 없는데 수사기관 등의 음모에 의해 억울하게 수감됐으며, 이 사건도 한나라당, 언론 및 검찰에 의해 조작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반성의 기색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공갈미수 범행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지극히 악랄한 수법으로 김모씨 부부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갈취해 두 차례에 걸쳐 형사처벌을 받고 장기간 복역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부름센터까지 동원해 피해자 부부를 찾아낸 다음 또다시 돈을 요구해 피해자들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할 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흉기 등 상해죄와 공직선법위반죄에 대해 징역 8년, 공갈미수와 공용물건손상죄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처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칼끝이 4cm 정도만 턱 쪽으로 더 내려 왔으면 경동맥 등을 손상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됐을 것이라는 의사의 진술은 경동맥이 손상됐을 경우를 전제로 하는 가정적인 판단에 불과하고, 범행 직후 박 대표에게 ‘박근혜는 죽어야 한다’고 외쳤더라도 이는 단순히 범행 직후의 과격한 언사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많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물론 박 대표가 입은 상해는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으나, 이 범행은 피고인이 장기간의 수형 생활에 대한 불만을 세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겠다는 의도만으로 살해 기도로 보기 어렵고, 범행 도구인 문구용 커터 칼도 살인 도구로서는 다소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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