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질병도 악화 인정되면 국가유공자

부산지법 “군 복무 중 포탄 나르다가 악화 돼” 기사입력:2006-07-26 23:29:05
입대 후 생긴 질병뿐만 아니라 입대 전부터 있었던 질병이 군 복무로 인해 악화돼 의병 전역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국가유공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구남수 부장판사)는 최근 군 복무 중 무거운 포탄을 나르다 허리를 다쳐 척추디스크 판정을 받고 의병 제대했으나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이 거부당한 A씨가 부산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신청불인정처분취소소송에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원고 A씨는 지난 96년 7월 육군 OOO포병대대 수송부에 운전병으로 입대해 복무하던 중 그 해 11월 동료를 도와 1개에 40kg 이상 되는 포탄을 트럭에 옮겨 싣는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허리가 뜨끔하다고 하면서 고통을 호소해 대대의무실로 옮겨졌다.

이후 △△△△병원으로 후송돼 척추디스크 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다가 97년 2월 의병 전역했다. 이에 A씨는 척추디스크는 군복무로 인한 것이라며 2005년 3월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냈다.

하지만 피고는 A씨가 입대 전 척추디스크 진단을 받은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지병의 재발로 판단될 뿐만 아니라 부상경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병상일지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처분을 내렸다.

한편 A씨의 당시 병원 입원환자정보 조사지에는 “A씨는 입대 전 직업이 씨름선수로서 고3 때인 95년 4월 운동을 하다가 다쳐 척추디스크 진단을 받고 침 치료 등을 받았고, 훈련소에서 훈련 후 요통이 있어 의무대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자대 배치 후 심해져 입원했다”는 취지로 기재돼 있었다.

그러자 A씨는 “척추디스크는 군 복무 중 발생한 것이거나 입대 전의 증상이 복무 중 포탄 나르기 작업으로 인해 악화된 것이어서 척추디스크와 군복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거부 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A씨가 입영신체검사에서도 한 차례 척추디스크 의심 진단을 받은 바 있고, 자대 배치 후 불과 10일만에 척추디스크로 입원하게 된 점에 비춰 이 사건 척추디스크는 군 복무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입영신체검사 당시 척추디스크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귀가 조치됐다가 다시 입대 후 실시된 최종 신체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점, 신병교육 등도 별 탈 없이 마치고 자대 배치까지 받은 점, A씨가 나른 포탄은 40kg이 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비록 입대 전 척추디스크 증상이 있었더라도 무거운 포탄을 나르는 등 군 복무로 인해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거부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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