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에 포함해 퇴직금 지급…다시 지급해야

대구지법, 퇴직금 사전 중간정산 약정 관행 제동 기사입력:2006-07-20 10:40:25
연봉제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퇴직금 사전 중간정산 약정은 근로기준법에 위배돼, 회사는 여전히 퇴직근로자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의 퇴직금 사전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진성철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건축감리사 A(46)씨 등 9명이 (주)OO건축사무소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2006가단2947)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피고는 98년 9월부터 근로자들과 연봉제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은 근로기간 만료 다음날에 정산하기로 하되, 다만 퇴직금을 12개월로 나눠 월급에 포함해 매월 미리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건축감리사로 입사한 A씨 등 원고들은 연봉제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매월 퇴직적립금이 포함된 임금을 지급 받았으며, 퇴직일까지 연봉제근로계약을 갱신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근로기준법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한해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연봉제계약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중간정산대상이 되는 근속기간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근속기간만이 포함되고, 근로자가 장기근속을 전제로 중간정산 요구 이후의 미래 근속기간에 대해 사전에 중간정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은 피고가 원고들과 장래에 계속 근로할 것을 전재로 미래 근속기간에 관해 중간정산 약정을 한 것”이라며 “따라서 중간정산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해 지급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유효한 퇴직금 지급으로 볼 수 없어 회사는 퇴직금을 다시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법원은 “현재 동일한 사안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없는 상태”라며 “장래에 계속 근로할 것을 전제로 미래 근속기간에 관해 미리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을 하는 것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으로 볼 수 없는 만큼 퇴직금을 매월 미리 지급했더라도 사용자는 퇴직한 근로자에 대해 여전히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는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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