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제65민사부(재판장 신수길 부장판사)는 인공수정을 위해 난소 적출 시술을 받았으나 인공수정에 실패한 재일동포 A(52·여)씨와 정자 제공자 B씨 등 2명이 M병원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107720)에서 “피고는 A씨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독신으로 아이가 없던 원고 A(당시 44세)씨는 1998년 일본 TV에서 피고 병원의 불임치료에 관한 프로그램에서 피고를 인공수정의 권위자로 소개하는 것을 보고 인공수정 시술을 받아 아이를 갖고자 그 해 10월 피고 병원을 내원했다.
피고는 원고와 인공수정에 관한 상담과 검사를 실시한 후 인공수정 위한 정자를 제공할 사람을 대동하고 다시 내원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A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미국에서 치과를 경영하는 원고 B(당시 42세)씨에게 연락해 병원에 함께 갔고, B씨는 정액을 채취해 A씨의 인공수정에 사용하도록 제공했다.
그 뒤 A씨는 98년 12월 피고 병원을 다시 찾아 좌측 난소와 나팔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피고는 99년 4월 우측 난소에 작은 난포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99년 5월 난자채취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난자채취에 실패한 이후 원고들은 인공수정을 위한 진료 진행상황을 확인했고, A씨는 99년 8월부터 2003년 3월까지 피고 병원에 수회 내원하며 호르몬제를 계속 복용해 왔으나 결국 현재까지 인공수정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원고 A씨는 “피고가 한쪽 난소를 적출해 주면 냉동 보관했다가 인공수정 분야의 권위자인 자신이 새로운 의료기술을 연구해 적출한 난소에서 난자를 추출해 인공수정 시켜주겠다는 말을 믿고 승낙하게 됐다”며 “그러나 피고는 난소를 이용해 임신시킬 능력이 없음에도 원고를 기망해 난소를 적출한 것인 만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피고는 “원고의 난소를 적출하게 된 것은 현재 의학기술로는 임신이 거의 불가능한 원고가 먼저 피고에게 난소를 적출해 이를 냉동 보관했다가 혹시라도 의료기술이 발달하면 나중에라도 임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강력한 부탁으로 행해진 것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외과적인 수술로 난소를 적출해 낸 후 냉동 보관하며 난소에서 난자를 추출해 인공수정할 수 있는 의료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기술이 개발돼 현실화될 가능성도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는 난소적출 당시 40대 중반의 독신 여성으로서 B씨의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갖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고, 의학에 문외한인 A씨가 막연히 획기적인 의료기술의 개발을 기대하며 자신의 폐경기를 앞당기거나 자칫 영구불임을 초래할 수도 있는 난소 적출을 먼저 요구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만일 A씨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난소적출이 이뤄졌다면 일반적인 의료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성을 원고에게 설명하고 승낙을 의무기록에 남기는 것이 상식인데도, 피고는 난소적출 이유나 필요성 등에 대해 전혀 기록한 바가 없는 점에 비춰 볼 때 연구목적을 위해 난소를 적출하면서 A씨를 기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난소 적출 수술로 인한 A씨의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인공수정에 관한 권위자로 믿고 인공수정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의 난소까지 적출해 준 피고로부터 기망당한 데 따른 정신적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A씨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6,000만원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인공수정을 위해 자신의 정책을 채취해 제공하는 등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자신도 많은 정신적 고통을 당했으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원고 B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록 A씨가 아이를 갖도록 하기 위해 정액을 제공했고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간 사실은 인정되지만 정액 채취는 A씨의 인공수정을 위한 것으로 피고의 A씨에 대한 불법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다”며 “또한 A씨의 난소 적출로 인해 B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더라도 A씨와 법률상 또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지 않아 B씨의 손해와 난소 적출 사이에는 상당인관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공수정 권위자, 환자 기망해 6천만원 배상
법원 “임신시킬 능력 없으면서 기망해 난소 적출” 기사입력:2006-07-11 22: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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