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고속철도 천정산 터널공사 계속 해”

“터널공사로 환경이익 침해 개연성 없다” 기사입력:2006-06-02 13:43:21
정부와 환경단체가 터널공사로 인한 환경이익 침해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던 대규모 국책사업인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대해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2일 양서류 ‘도롱뇽’과 환경단체인 ‘도롱뇽의 친구들’, 천성산 내 사찰인 내원사와 미타암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 재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먼저 “피신청인은 고속철도 건설에 있어 자연환경을 보호해 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나아가 후손에게 이를 물려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신청인은 환경영향평가 후 종전에 고려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정이 발견돼 환경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나타나면 새로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거나 환경이익의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신청인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단층, 지하수 등으로 인한 안전성의 위협 염려 및 천성산 일원의 습지들과 자연환경 보호 등이고 이에 관해 최초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정들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비록 새로운 사정들이 발생됐다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조사가 이뤄지고, 적절한 방법이 보완됐다면 더 이상 사업시행의 중지를 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지질공학회 등에 의뢰해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그 조사결과 및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더라도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피신청인은 대안설계 단계에서 신청인측이 문제 제기한 단층대 등의 지질적 특성을 파악해 설계 및 공법에 반영한 만큼 현재로서는 터널공사로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은 헌법상 기본권인 환경권을 근거로 개인이 직접 공사중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까지는 공사중지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 학설과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라며 “따라서 환경권에 관한 헌법조항이나 자연방위권 등 헌법상의 권리에 의해 직접 피신청인에 대해 고속철도 일부구간의 공사금지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 사건 신청인 중 하나인 동물 ‘도롱뇽’의 소송당사자 자격과 관련해 “도롱뇽이라는 자연물이나 자연 자체는 이 사건을 수행할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원심 결정을 유지해 각하 결정했다.

한편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고속철도의 후속공사 뿐만 아니라 향후 또 다른 대규모 국책사업에 있어서 건설과 환경이익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이 사건 진행경과
○ 1990. 6. 15 = 천성산을 지나는 현재의 고속철도 노선 확정
○ 2003. 3. 7 = 대통령 지시로 공사 중단하고 대안노선검토 추진
○ 2003. 9 = 국무총리 산하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기존노선대로 건설하기로 결정, 발표
○ 2003. 10. 15 = 신청인 미타암, 내원사 이 건 가처분신청 제기
○ 2003. 11 = 공사 재개
○ 2003. 12 = 피신청인의 의뢰에 의한 대한지질공학회가 자연변화 정밀조사보고 발표
○ 2004. 4. 8 = 1심 결정 (가처분 신청 기각)
○ 2004. 8. 26 = 환경부장관실에서 “지율은 단식을 풀고, 피신청인은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부와 신청인측이 공동구성한 인원으로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
○ 2004. 10. 14 = 환경부의 의뢰에 의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이, 위 자연변화 정밀조사보고서의 내용이 적정하다는 검토결과보고서 제출
○ 2004. 11. 15 = 원심재판부 조정권고 → 승복하지 않음
○ 2004. 11. 29 = 원심 결정 (항고 기각)
○ 2004. 12. 22 = 신청인들, 대법원에 재항고장 제출
○ 2005. 2. 3 = 쌍방이 동수구성에 의한 공동조사를 하여 그 결과에 따르거나 대법원에 조사결과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합의
○ 2005.2.3.∼2005.11.30. = 공사중단
○ 2006. 2. 28. = 공동조사결과 발표
○ 2006. 3. 14. = 공동조사보고서 대법원에 제출
○ 2006. 6. 2. = 대법원 결정 (재항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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