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회전매매로 까먹은 고객 투자금 배상해야

부산지법 “고객 보호의무 저버린 위법행위” 기사입력:2006-04-17 21:33:32
증권회사 투자상담사의 적극적인 권유로 옵션거래에 투자했으나 단기간의 빈번한 회전매매로 투자금 전액에 가까운 손실을 입히고, 손실금 대비 증권회사가 취득한 수수료 비율은 80%를 넘은 경우, 이는 고객보호의무와 수임자로서 충실의무를 저버린 위법행위로 고객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이학수 부장판사)는 최근 투자상담전문가인 자신을 믿고 옵션거래에 투자하라는 고향 후배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대부분을 날린 A씨가 투자상담사 B씨와 B씨의 증권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피고들은 연대해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원고 A씨는 2003년 6월 OO증권회사의 투자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던 고향 후배인 피고 B씨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선물·옵션거래를 자신에게 위임하는 방법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받았다.

주식투자 경험이 전혀 없었던 원고는 망설였으나, 거듭된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선물·옵션거래계좌로 5,000만원을 입금하고 거래 종목 선택은 전문가인 B씨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투자를 위임했다.

이에 B씨는 2003년 9월 23일부터 옵션거래를 시작하게 됐는데 원고가 2003년 10월 10일 확인해 보니 B씨가 하루에도 여러 번씩 빈번하게 거래를 계속해 투자금이 불안정하게 운용되는 것을 알게 돼 13일 B씨를 찾아가 옵션거래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B씨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거래를 좀 더 해 보겠다고 원고를 설득시키고 11월 10일까지 275회에 걸쳐 옵션거래를 계속했고, 결국 투자 실패로 예탁금 잔액이 21만 8000원만 남게 됐다. 반면 B씨의 옵션거래로 피고 회사가 취득한 거래수수료는 4000만원에 달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실한 투자금 4,978만 1,832원을 돌려달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옵션거래가 주식현물거래에 비해 투기성이 강해 단기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피고 B씨의 거래행위는 원고의 이익을 최우선하기보다 피고 회사의 영업실적 및 피고 개인의 성과급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서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와 수임자로서의 충실의무를 저버린 위법”이라며 “따라서 피고 B씨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회사는 사용자로서 각자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원고가 옵션거래에 투자하게 된 경우 ▲옵션거래는 고도의 위험성이 따르는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B씨가 위험을 분산시키지 않은 채 투자금 전액을 옵션거래에만 투자한 점 ▲B씨가 단기간에 275회에 걸쳐 옵션거래를 실행한 결과 투자금 전액에 가까운 손실을 초래한 반면 원고의 손실금 대비 피고 회사가 취득한 수수료 비율이 80%를 넘는 점 등을 들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도 주식거래 및 선물, 옵션거래에 대해 경험이나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피고 B씨의 말만 듣고 무모하게 옵션거래를 전적으로 위임하고 방치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3,000만원으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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