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이전 위헌결정을 이끌어 냈던 이석연 변호사와 30∼40대 소장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시변은 출범은 개혁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보수 성향의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에 이어 3번째로 향후 변호사단체의 역학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변은 “극단에 치우치거나 편협하지 아니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젊은 변호사들의 다양하고 현실적인 목소리를 반영할 새로운 변호사 단체의 설립은 시대적 요구”라고 밝혔다.
특히 “기존의 변호사단체와 관련 인사들이 변호사단체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채 이념에 쏠려 체제 논쟁에만 몰두하거나 권력화 내지 정치집단화 되고 있는 현실을 경계한다”며 기존 단체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또한 “기존 변호사단체가 극도로 민감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대다수 변호사들의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편의적으로 왜곡해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며 “법적 이슈에 대해 변호사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여과 없이 대변하고,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 변호사단체의 출현이 절실하다는 동료 변호사들의 뜻을 모아 출범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석연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시변은 관용과 진실을 바탕에 두고 법조사회에 한 획을 긋는 이정표로써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변을 민변의 대항마나 대항세력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시변 발기인으로는 55명의 변호사가 참여했고, 현재 회원은 135명이며 앞으로 300명까지 회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시변의 대표는 이석연(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와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훈(14기) 변호사의 공동대표 체제로 활동하게 된다.
또한 이헌(16기) 변호사가 총무간사, 이두아(25기) 변호사가 총괄간사, 박제형(32기) 변호사가 실무간사를 맡으며, 회원은 양소영(30기) 변호사가, 정책은 이승태(30기)·이영희(29기)·이승태(30기), 공보는 최문기(33기) 변호사가 각각 수행키로 했다.
다음은 시변이 제시한 활동 방향
하나, 우리는 법치주의를 확립하여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 국가권력에 의한 법의 편의적 해석 및 적용을 막아 참된 법의 지배를 실현하고자 한다.
둘, 우리는 법치주의의 확고한 토대 위에서 다원주의에 기초한 실질적 민주주의를 개화시키고자 한다.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구체적으로 향상시키는 개방형 선진 시스템으로 변환시키기 위하여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고자 한다.
셋, 우리는 법이 재판규범에 그치지 않고 생활규범으로서 시민의 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기능을 하도록 하며, 일반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고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넷, 우리는 기득권의 수호자로서가 아니라 전문지식인으로서, 이 사회의 수혜자로서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사회와 소외된 계층에 환원하고자 한다.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공익봉사(pro bono)활동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다섯, 우리는 국가, 사회적 현안에 대하여 이념을 앞세우기보다 일상적인 경험에 근거하여 실용주의적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시민들과의 경험적 공감대를 가지고자 한다.
여섯, 우리는 법률시장의 개방과 변호사의 대량 배출시대를 맞이하여 젊은 변호사들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한다.
일곱, 우리는 시민과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면서 그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뜻을 같이하는 다른 시민단체나 전문가들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지향한다.
여덟, 우리는 시민의 자유를 수호함으로써, 법치체제를 확립하고, 그 결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공동체의 안녕을 튼튼히 하고자 한다.
아홉, 우리는 공익소송을 수단으로 하여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자유의 총량을 늘리고자 한다.
열, 우리는 이념에 쏠려 권력화.정치집단화되는 것을 지양하고, 정당 내지 정치세력과는 제휴하지 않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