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선거 분쟁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 무죄 확정

기사입력:2016-06-09 22:26:45
[로이슈 신종철 기자]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조대현 변호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진 분쟁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으나,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2013년 7월 A씨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에서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감리회의 재판기관인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A씨에 대해 부정선거를 이유로 당선무효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2013년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당선무효판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감리회에 가처분신청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하자, 감리회 감독들로 구성된 감독회의는 행정기획실장에게 중립적인 입장에서 답변서를 간략하게 심정적인 내용만을 담아 작성해 제출하기로 협의했다.

그런데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B씨, 감리회 소송업무를 담당하는 기획홍보부장 C씨, 그리고 조대현 재판위원은 A씨로부터 임명된 행정기획실장이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A씨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승소해 감독회장에 복귀할 것을 우려해 감독회의 협의내용과 다른 내용의 답변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이에 이들은 2013년 10월 일요일 저녁 감리회 본부 행정기획실에 들어가 답변서에 첨부할 서류 중 A씨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증인진술서 등을 찾은 후 이를 토대로 답변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조대현 변호사는 총회특별재판위원회(총특재) 재판위원인데, 총특재 위원장은 조대현 재판위원에게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당시 조대현 변호사는 책상에 앉아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고, C씨가 진술서를 찾아 조 변호사에게 보여줬다.

검찰은 “이들이 공모공동 해 피해자(행정기획실장)가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고 그 방실을 수색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문경 판사는 2014년 12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방실수색 혐의로 기소된 조대현 변호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B씨, 기획홍보부장 C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문경 판사는 “피고인 B는 감리회의 대표자로서 가처분신청사건의 답변서를 제출할 법률적 책임이 있고, 행정기획실장과 기획홍보부장인 C는 B의 비서(의전 및 문서보좌) 업무를 수행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야 할 직무상 책임이 있으므로, B나 그의 지시를 받은 C가 답변서에 첨부할 진술서를 찾기 위해 행정기획실장의 방에 들어가 수색한 행위는 업무로 인한 행위 또는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홍이표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B는 당시 감리회의 대표자로서 가처분신청 사건의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할 법률상 책임을 부담하고 있었고, 피고인들은 그 이행을 위해 이 사건 행위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행정기획실은 본래 피고인 C(기획홍보부장)가 근무하는 곳으로서 평소 출입이 자유로이 허락된 공간인데, 행정기획실장 방은 행정기획실에 인접해 위치하고 있고 마치 행정기획실의 내실과 같은 구조를 띠고 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 B와 C는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평온한 방법으로 쉽게 행정기획실장 방에 들어가 둘러볼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는 감리회를 대표하고 행정을 총괄하는 감독회장 직무 대행이었고, 행정기획실장은 감독회장에 대한 비서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기획실의 책임자이고, 행정기획실장 방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공적 공간이었고 사적 공간이 아니었다”며 “그러한 가운데 피고인 B와 C는 그 방 안에 있는 책상 서랍이나 책장을 열어 보지 않은 채 책상 위에 놓여있는 업무 관련 서류들만을 살펴봤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신청 사건의 진행 단계, 이 사건 당시 감리회의 내부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진술서를 확보하기 위해 의미 있는 다른 수단이나 방법을 모색하기는 어려웠다”며 “따라서 정당행위 해당 여부에 관한 검사 주장은 이유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방실수색 혐의로 기소된 조대현 변호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B씨, 기획홍보부장 C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소사실에 대해 죄가 되지 않는다고 봐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지위와 책임, 피고인들이 행정기획실장의 방에 들어가게 된 목적, 경위, 방법 등 당시의 모든 사정을 종합해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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