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경찰관이 운전자가 술을 마신 후 20분이 지나지 않았고, 또 물로 입안을 헹구는 기회를 주지 않고 음주측정을 한 후 운전면허를 취소했다면 이는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OO(32)씨는 지난해 2월 21일 서울 논현동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는데, 혈중알코올농도는 0.109%였고, 이에 경찰은 유씨의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그러자 유씨는 “음주측정 당시 최종 음주시각으로부터 20분이 경과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속경찰관은 최종 음주시각을 확인하지 않았고, 또 물로 구강 내 잔류 알코올을 제거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을 해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단속경찰관이 작성한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에는 ‘최종 음주 시간, 장소’를 기재하는 곳이 있었으나 아무것도 기재돼 있지 않았고, 다만, 상단의 여백에 ‘입 헹굼, 채혈고지’라고만 기재돼 있었다.
또 단속경찰관이 작성한 주취운전자 정황진술 보고서에는 ‘구강청정제 등 섭취여부 및 조치’와 ‘음주 후 20분 경과 여부 및 조치’를 기재하는 곳이 있었으나 거기에도 아무런 기재가 없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김정욱 판사는 유씨가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소송에서 지난 17일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음주측정을 할 때 ‘최종 음주 시각, 장소’, ‘음주 후 20분 경과 여부 및 조치’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이를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와 정황진술보고서 등 정형화된 서식에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경찰청 사무처리지침에 따른 것으로서 구강 내 잔류알코올에 의한 과대 측정을 방지함과 아울러 그러한 조치가 실제로 취해졌음을 증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단속경찰관도 법정에 출석해 원고의 음주측정을 실시할 당시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의 여백에 ‘입 헹굼’이라는 기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단속경찰관이 실제로 원고에게 물을 줘 입안을 헹구게 한 사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사정이 그러한 이상, 원고의 음주측정결과는 구강 내 잔류알코올에 의해 혈중알코올농도가 과대 측정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그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신뢰할 수 없는 음주측정결과에 기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입안 헹굴 기회 안 준 음주측정 잘못…면허취소 위법
김정욱 판사 “혈중알코올농도가 과대 측정됐을 가능성” 기사입력:2008-01-26 20: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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