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법무사 소액사건 소송대리 허용 절대 반대

“변호사 업무영역 침해…법치주의의 근간 훼손” 기사입력:2006-11-29 03:07:57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천기흥)는 법무사에게 소액민사사건의 소송대리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변호사 업무영역을 침해함으로써 변호사에게 법률사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회 법사위 등에 제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번 법무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송영선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민사소액사건의 소송대리를 법무사에게도 허용함으로써 개업 변호사들이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어 일반 국민들의 변호사 접근권이 막혀 있는 현실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법률생활의 편익을 증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과 관련, 변협은 먼저 “법무사의 보수의 기준에 관한 사항을 현재 ‘대한법무사회 회칙’으로 정하던 것에서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도록 하는 개정법률안은 나름대로 법무사 보수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으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변협은 그러나 “법무사의 직무범위에 소액민사사건의 소송대리 등을 추가하는 법안에는 절대 반대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변협은 반대의견에서 “변호사로부터 일부 소송대리권을 빼앗아 법무사에게 부여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변호사의 업무영역을 침해함으로써 변호사로 하여금 법률사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사는 현재와 같이 소액사건뿐 아니라 제반 소송 등 절차에서 서류를 작성, 접수해주는 고유의 업무에 충실하게 함으로써 법무사는 법무사대로,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각자의 직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반대이유로 변협은 제안이유에서 제시한 기본전제가 모두 오류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제안이유를 보면 소액사건은 ①간단한 절차의 소송임에도 불구하고, ②과다한 변호사 수임료로 인하여 …, ③소송을 그르치거나 소송의 진행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④개업변호사들이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어 일반 국민들의 변호사 접근권이 막혀 있다고 돼 있으나 어느 것도 실제와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임금 관련 소송이나 동업관계 해소로 인한 정산금 청구소송 등과 같은 소액사건은 다액소송보다 훨씬 더 어려워 소액사건을 간단한 소송절차라고 보는 것은 오류”라며 “‘소액이니까 법무사가 담당하게 해도 좋겠다’는 말은 ‘소액이니까 아무나 수행하다가 져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변협은 “소액사건의 경우 변호사도 청구금액에 따라 적정한 수임료를 받고 있지, 변호사가 소액사건에서 과다한 수임료를 받는다는 전제는 잘못”이라며 “변호사 수임료는 사건의 난이도, 사건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승소로 인해 당사자가 얻는 경제적 이익 등을 기준으로 변호사와 의뢰인이 절충하는 것이지, 이런 요소를 배제한 채 만연히 과다한 수임료라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변호사들이 소액의 비용을 받고 소액소송을 해주는 소위 ‘도우미 변호사’라고 해서 적은 비용을 받고 소송서류를 작성해주거나 소송절차를 일러주는 변호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법무사는 소송수행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법무사는 원래 변호사가 취급하는 법률사무 중 ‘법원과 검찰에 제출하는 서류작성’ 등 업무를 제한적으로 취급하는 직역이고, 그래서 전에는 사법서사(司法書士)라고 불렸다”며 “법무사는 선발과정이나 업무내용 등이 변호사와는 판이하고, 법정에서의 소송절차에 관한 전문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사 자격취득을 보면 법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는 바로 법무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데, 그 시험은 대법원장이 실시하고, 법무사시험의 응시자격, 시험과목, 시험방법 기타 시험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그러므로 이런 시험만을 거친 법무사에게 타인의 소송대리를 맡긴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라며 “이들에게 함부로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면 그야말로 소송을 그르치거나 소송의 진행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변협은 “개업 변호사들이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어 일반 국민들의 변호사 접근권이 막혀 있다는 것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최근 사법시험 선발인원을 매년 1,000명으로 대폭 늘림으로써 사무실을 유지하기 어려운 변호사들이 많아졌고, 또 서울을 고집하지 않고 지방의 중소도시에 사무실을 내는 변호사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송에 이르지 않는 모든 가벼운 분쟁에 항상 변호사가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변호사가 동네마다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도 박약하고, 변호사도 사무실을 유지할만한 수입이 보장되는 곳에 사무실을 개설하는 것이 경제원칙에 부합되는 점을 생각해보지 않은 견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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