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를 벌어다 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외도까지 한 남편이 오히려 아내에게 낭비벽과 시부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을 덮어씌우며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패소했다.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남편 심OO(35)씨와 처 박OO(29)씨는 지난 99년 결혼해 슬하에 7살 난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요트선수로 활동하던 남편은 객지생활이 잦아 22살에 결혼한 박씨는 시부모를 모시며 함께 생활했는데, 남편이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박씨는 스스로 공공근로사업 등에 참여하며 근근히 생활비를 벌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심씨는 2005년부터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더니 급기야 친구의 처형인 서울 하계동에 살고 있는 신OO씨의 아파트에 아예 옷을 갖다 놓고 동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참다못해 화가 난 박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 등과 함께 현장을 목격하기로 하고 신씨의 집을 찾아갔다.
마침 남편과 신씨는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고, 간통으로 고소했으나 이들의 직접적인 성교행위를 입증하지 못해 고소를 취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아들의 외도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위자료를 요구하는 박씨의 뜻에 따라 소유하고 있던 임야를 처분해 3,500만원을 박씨에게 줬다.
그러자 남편 심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자료 3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아버지가 박씨에게 건넨 3,500만원에 대해 재산분할로 2,000만원을 청구하기까지 한 사건.
심씨는 “아내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카드 빚을 많이 지고, 5,000만원을 대출 받아 자신의 빚을 갚는데 모두 탕진하는 등 경제적으로 낭비가 심했으며, 또 원고를 무시하면서 욕설을 퍼붓고 딸도 돌보지 않으며 가사 일을 등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내는 원고가 평소 알고 지내던 신씨와 가깝게 지내는 것을 오해하고, 간통으로 고소하더니 곧 취하했고, 나아가 아내는 장모와 함께 원고를 폭행하고 옷을 가위로 찢고 태웠다”고 맞섰다.
뿐만 아니라 심씨는 “아내가 원고의 어머니에게 큰소리를 치면서 발길질을 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기도 했고, 원고를 흉기로 찌르려고 했으며, 원고를 차로 들이받아 죽이려고도 해 혼인관계가 파탄났다”고 아내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여주지원 오경록 판사는 지난 12일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오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시부모를 모시고 생활하며 스스로 생활비를 벌고, 원고는 신씨의 아파트에서 동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한 점이 인정되고, 시아버지도 원고의 외도사실을 인정해 피고의 뜻에 따라 위자료를 준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피고가 설령 신씨와의 부정한 만남을 알게 돼 원고에게 다소 과격한 언동을 했던 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좀더 근본적인 책임은 피고 몰래 신씨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지면서 외도에 가까운 생활을 함으로써 갈등을 조장하고 혼인관계를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파탄 상태로 몰고 간 원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오 판사는 그러면서 “결국 원고의 이혼청구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해당하고, 피고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원고의 이혼 청구에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 만큼 원고의 이혼청구 등을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아내에 혼인파탄 책임 덮어씌운 외도 남편 패소
이경록 판사 “외도로 갈등조장, 혼인파탄 원인 제공” 기사입력:2006-10-22 18: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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