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한 체육특기자 체전 참가제한은 무효

서울동부지법, 고3 수영선수 손 들어줘 “참가자격 있다” 기사입력:2006-10-10 00:21:41
체육특기자인 중고생이 다른 시·도로 전학한 경우 대회개시일 기준으로 만 2년이 경과된 후에야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전국체육대회 참가요강 규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체육특기자인 고교 3학년 유OO(18)이 “고교 2학년 때 전학했다는 이유로 전국체전 참가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낸 경기참가제한 무효확인 청구소송(2006가합9635)에서 유군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유군은 2004년 3월 대전체육고에 입학했다가 이듬해 12월 전북체육고로 전학해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남자 수영선수로 전북 수영연맹을 통해 대한수영연맹에 등록돼 있다.

유군은 오는 10월17일부터 김천시에서 열리는 제87회 전국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4월 열린 전북 2차 선발대회에 참가해 남자고등부 자유형 50M 종목에서 1위로 입상해 전북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그런데 피고는 ‘체육특기자로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 대회개시일 기준으로 다른 시·도로 전학한 자는 만 2년이 경과된 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전국체육대회 참가요강을 들어 유군은 만 2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국체전에 참가할 수 없다고 불허했다.

이에 유군은 “부모가 2002년 4월 중국에서 식당을 개업해 대전에 보호자가 없어 생활이 불안정하고, 방황하거나 배회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등 문제가 있어 부득이 친척들이 있는 전주의 숙부 집으로 옮겨 전학한 것인데 이런 경우까지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경기자를 육성해 국위선양을 도모한다는 피고의 목적에도 위반돼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전국체육대회는 지방체육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주최자인 피고로서는 각 시·도간의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각 시·도 간의 과당경쟁과 부정한 선수 스카우트를 방지하기 위해 전학 또는 진학한 체육특기자의 경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일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전국체전은 국내 체육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서 학생선수는 향후 선수로서의 진로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각종 장학 혜택을 받는데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회여서, 참가선수가 자격이 의심돼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 그가 받는 불이익은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참가선수 자격제한 2년은 지나치게 길며, 학생들의 불가피한 개인적인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예외 인정범위가 지나치게 좁은 점, 또한 피고는 다른 시·도로 전학이 불가피한 사정에 의한 거인지 아니면 부정한 선수 스카우트 등의 비위가 있는 것인지를 조사해 통제를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과도한 제한”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참가자격 제한규정은 행복추구권 내용에 포함돼 있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이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인 만큼 원고는 참가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피고가 주최하는 전국체전에 출전할 수 있는 지위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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