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먹다 사망, 국가와 수입업체 70% 책임

서울중앙지법, 젤리 잘게 썰어 먹지 않은 원고도 책임 기사입력:2006-09-12 18:30:59
어린이가 시중에 유통된 외국산 미니컵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질식해 숨졌다면 국가와 젤리 수입업체에게 70%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재판장 한명수 부장판사)는 대만산 수입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으로 질식사한 박모양(사망 당시 6세)의 아버지 등 유족이 국가와 젤리 수입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32369)에서 8월17일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억 4,9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박양은 2004년 9월23일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놀던 중 미니컵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히는 바람에 호흡이 곤란하게 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질식 상태에서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그해 10월10일 숨졌다.

미니컵 젤리로 인한 우리나라 질식사건은 2001년 4월 안양시에 살고 있는 남자 어린이(9세)가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히는 바람에 저산소 뇌손상으로 인한 1급 장애를 입었고, 또한 2004년 2월에도 부산에 살고 있는 6세 어린이가 젤리를 먹다가 질식해 사망하는 등 2건의 사망사고가 있었다.

한편 식품의약청안전청은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질식사를 유발한 미니컵 젤리를 수거해 성분을 분석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젤리를 입으로 빨아들이거나 미니컵을 눌러 젤리를 입에 넣어 섭취하는 경우 질식위험이 항상 내포돼 있는 상황에서 2004년 미니컵 젤리로 인한 2건의 질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국가는 젤리에 대한 단단함, 탄성 등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고, 막연히 수입업자에 의한 성분에 의존해 국내에 유통시킨 잘못을 저질렀다”며 “따라서 국가는 유족에게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 회사가 수입한 젤리는 한입 크기로 제조돼 통상 입으로 흡입하는 방법으로 섭취하도록 돼 있고, 표면이 매끄러워서 입에 쉽게 빨려 들어간 후 입 안에서 쉽게 부서지거나 녹지 않고 탄력성이 있어 질식할 위험성이 존재하는 등 하자가 있는 제품”이라며 “비록 피고가 젤리에 ‘섭취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기재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고발생을 회피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고 할 수 없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망인은 입으로 흡입해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젤리를 섭취할 경우 질식 위험이 있음에도 잘게 썰어서 먹지 않은 잘못을 있고, 망인의 부모들도 망인에게 잘게 썰어 먹도록 미리 지도하지 않은 잘못을 저지른 만큼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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