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의 경우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하지 않고 무조건 실형을 선고토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려는 것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천기흥)는 “평등권 침해 등 헌법 위반 소지가 있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나라당 문희 의원은 “최근 미성년자(13세 미만)에 대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범죄자를 벌금형에 처하거나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변협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자가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고 석방된 후 다시 범행을 하는 비율이 다른 범죄자나 다른 성범죄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통계수치 등이 없어 13세 미만 성범죄자를 다른 범죄자나 다른 성범죄자와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변협은 또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범의 양형에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설립될 양형위원회 등의 연구를 통해 양형실무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 정상참작사유에 관한 판단을 법률로 정하는 것은 법관의 양형권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 되므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변협은 그러나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형기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벌금형 부분을 없애고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량을 높이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아주 바람직하다”며 찬성했다.
변협은 “다만, 법정형을 높이는 것만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치료감호, 보호관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입법적으로 강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성범죄 친고죄 대상 제외…변협은 모두 반대입장
또한 변협은 열린우리당 박명광 의원이 “현재 13세 미만의 성범죄는 채 피지도 못한 어린이들의 미래를 짓밟아 평생 가슴에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사회악”이라며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및 추행죄를 친고죄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변협은 “친고죄는 성범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그 범죄를 처벌해 범죄예방의 효과를 얻기보다는 피해자의 명예와 비밀을 보호하려는데 목적이 있다”며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노출시키지 않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를 보호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변협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법률에 의해 구금된 부녀를 감호하는 자가 그 부녀를 간음한 죄”를 친고죄에서 제외토록 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변협은 “폐쇄된 공간인 수용시설에서 피해자가 감내해야 할 불편한 시선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므로 비친고죄로 개정하는 것이 결코 최선의 개선책은 아니다”며 “따라서 개정안보다 고소기간을 출소 후부터 기산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 강간 피해자 남자까지 확대…“시기상조이나 취지엔 공감”
한편 변협은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이 “성 풍속의 변화로 남자도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흔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의 객체(피해자)를 여자만으로 한정하고 있는 현행법을 남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면서도 공감을 표시했다.
변협은 “구태여 이런 조항까지 개정해 아직은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이상한 성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시기상조라는 생각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개정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성전환자에 대한 강간죄의 적용여부에 대한 판례와 정조에 관한 죄의 기본적 보호법익이 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개정안에서 문제로 삼은 강간죄의 행위객체를 구태여 ‘여자’로 한정할 합리적인 필요성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아동 성범죄 무조건 실형…변협 “위헌 소지”
성범죄 친고죄 제외 반대…강간 피해자 남자 확대 공감 기사입력:2006-07-12 03: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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