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임차인의 동의 없이 임대장소를 마음대로 옮길 수 있도록 한 임대차계약은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계약이므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7민사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건물상가 임차인 A씨가 임대인을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반환 청구소송(2005나96964)에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7,1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1월 부산에 있는 쇼핑몰업체 B사와 지하 1층의 점포 두 곳을 쓰기로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이듬해 1월 같은 층의 다른 두 개 점포를 빌려 쓰기로 임대차계약을 변경했다.
B사는 2004년 8월 쇼핑몰을 활성화한다는 이유로 쇼핑몰 지하 임차인 85%의 동의를 얻어 매장의 칸막이를 변경하는 등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시행한 뒤 임차인들의 점포 위치를 이동시켰다.
원고에게는 연락이 되지 않아 동의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피고는 “갑(B사)은 매장 운영상 필요한 경우 을(A씨)의 임대장소를 이전하거나 또는 위치를 변경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을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임대차계약 조항을 들어 일방적으로 원고의 점포를 이동시켰다.
뒤늦게 점포 이전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곧바로 B사가 자신의 동의 없이 점포를 이동했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임대차보증금반환 청구소송을 낸 것.
그러나 1심은 “임대차계약이 원고에게 불리한 약정으로 무효라고 볼 여지가 크지만 피고가 상가 활성화를 위해 분양자 대부분의 동의를 얻어 점포 위치를 옮겨 부득이하게 원고의 점포도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약조항이 무효임을 들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점포 임대차계약에 있어 점포의 위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 임대인이 임차인의 동의 없이 점포의 위치를 임의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한 임대차계약 조항은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임차인의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점포의 대다수 임차인들이 점포 개조공사에 동의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점포 이동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안 됐다는 사정만으로 임대차계약 조항에 의한 점포의 일방적인 이동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는 임대차목적물을 사용, 수익하도록 해 줘야 할 임대인의 의무를 위반한 것인 만큼 원고의 계약해지 통보는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임차인 동의 없이 점포위치 이전 계약은 무효
서울고법 “임차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계약 조항” 기사입력:2006-07-11 02: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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