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단순 판매는 약사법 위반 아니다

부산지법 김상훈 판사, 한약재판매업자 무죄 기사입력:2006-07-04 15:47:02
약국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한약재의 효능 및 효과 등에 대한 선전광고를 하거나, 한약재를 혼합 또는 가공하지도 않고 단순히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g당 가격으로 판매만 했다면 약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제12형사단독 김상훈 판사는 최근 약국 등록 없이 감초, 당기, 황기 등 70여종의 한약재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한약재판매업자 A(6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2005고정3755)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한약재판매업자인 피고인은 약국 등록 없이 부산에서 2004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70여 종의 한약재를 갖추어 놓고 당기를 600g당 8,000원, 백초를 600g당 7,000원, 감초를 600g당 4,000원 등을 받고 판매해 월 평균 70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한약재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약재는 양약과 달리 일반인이 볼 때 농산물이나 식품 등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한약재가 의약품인 한약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물품의 성분, 형상(용기, 포장 등), 효능, 용법, 판매할 때의 선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반인이 볼 때 한약재가 의약품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혹은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 한해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런데 피고인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양만큼 저울로 달아 g당 가격으로 판매했을 뿐, 임의로 이들 물품을 혼합하거나 가공해 판매하지 않았고, 판매할 때도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포장을 하거나 효능, 효과 등의 표시 또는 선전광고 등은 하지 않았으며, 물품들을 별도의 표시가 없는 비닐 등에 담아서 보관하거나, 아무런 표시 없는 나무진열대 등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위 물품들은 의약품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혹은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단순히 한약재료로서 판매된 것이어서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법원은 “이 판결은 판매자가 한약재를 임의로 선택, 가공하지 않고, 또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포장을 하거나 그 효능 등에 대한 설명이나 광고 등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판매만 했다면 약사법의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한약재 판매에 있어 약사법의 적용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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