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스젠더 호적정정 허가 … 헌법정신 합치

인천지법, 내달 대법 최종선고 앞두고 허가 주목 기사입력:2006-05-23 17:02:46
대법원이 지난 18일 사법사상 처음으로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변경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심리를 벌이며 다음달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인 가운데, 최근 항소심 법원이 호적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법 제2가사부(재판장 최완주 수석부장판사)는 4월 26일 성전환수술을 받은 A씨가 “호적의 성별을 남자에서 여자로 변경해 달라”며 낸 호적정정 청구소송 사건(2006브11)에서 호적정정을 불허한 원심을 깨고, 호적정정을 허가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했고, 군에 입대해서는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의가사 제대한 후 여장을 한 채 술집 등에서 일을 해 왔다. 그러다가 A씨를 여자로 오인한 B씨를 만나 사귄 후 그의 권유로 성전환수술을 하게 됐고, 그와 결혼해 현재 혼인생활을 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호적법에는 호적에 기재할 사항으로 성명 및 본과 함께 성별을 규정하고 있고, 호적의 기재에 착오가 있거나 빠진 것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은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어 호적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람의 성별도 호적정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성별의 단순 기재의 착오가 아니라 성전환증 환자가 출생 당시 신고된 자신의 성을 외과적 수술을 통해 반대 성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성별정정이 허용되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있으나, 성전환수술로 인한 성별정정은 호적법 제정 당시 예상하지 못한 특수한 경우로서 입법의 미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법의 흠결을 이유로 성별정정을 거부하는 것보다는 호적법 제120조의 확대해석에 의한 성별정정을 허용하는 것이 모든 국민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이 있음을 천명하고, 국가에게 모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부여한 헌법정신에 합치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의학적 진단하에 성전환수술을 받은 성전환증 환자 중 신체의 외관, 심리적·정신적인 성, 사회생활에서 수행하는 주관적·개인적인 성역활, 장래의 재전환 가능성 및 이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나 태도, 자신의 성에 대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행위능력자인지 여부, 법령상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 기타 불순한 의도나 목적이 개입돼 있는지 여부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정한 대상자에 대해서는 호적상 성별을 정정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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