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자산운용 CI(위쪽)와 메리츠대체투자운용 CI.
이미지 확대보기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가 50조에 육박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역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산운용과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해외 부동산펀드 중 70%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해외 상품 확대에 대한 지적과 함께 투자자들의 원금회수 등 피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중구·성동구 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펀드 투자 현황’에 따르면 상위 15개 운용사(부동산 펀드규모 순)의 해외펀드 401개 중 48%에 달하는 19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대자산운용은 30개의 해외 펀드 중 23개(77%)의 펀드에서 손실을 기록하며 상위 15개 운용사 중 최악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27개의 해외펀드 중 19개의(70%)의 손실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리츠대투운용의 경우 상위 15개 운용사 중 국내 펀드를 운용하지 않고 모두 해외펀드만 운용하는 유일한 운용사였다는 점에서 운용 역량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자산운용 역시 전체 펀드 중 70%가 해외펀드에 집중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욱 의원은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부동산 펀드에 집중하면서 제대로 된 실사 없이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향후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의 원금회수가 어려워 지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부동산 투자는 상품 구조상 직접투자가 아닌 운용사, 판매사, 에이전시 등 여러 주체가 얽혀있어 회수불능 등의 문제 발생 시 운용사의 직접적인 관여가 어렵다”라며 “또한 우리나라의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가 유럽국가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환율변동으로 인한 연쇄적인 금융 위험에 취약하다. 이 외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무역 갈등과 국제분쟁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지역의 집중적 묻지마 투자는 해외 환율과 국제분쟁 같은 갑작스러운 해외 상황에 대처가 어렵다”며 “실물을 직접 보지 못하고 해외 자산에 대한 검증이 서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금융당국이 실사 강화 등 투자 가이드를 내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투자사와 운용사에서 해외부동산 펀드 판매 경쟁이 벌어지면서 제대로 된 실사와 정보 확인 없이 깜깜이 투자를 진행한 사례도 있었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자의 원금 회수 불가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상 대책과 투자사의 실사여부, 허위매물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안전대책망 업계에 주문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