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이 흘러내린 슬레이트 지붕을 연상시키는 간판, 두께와 텍스처가 다른 벽돌로 마감한 파사드는 시간의 나이테를 추상하지만 세월에 방치된 노후화와는 결이 다르다. 세월이 덧입혀지면서 자연스레 에이징되는, 과거를 잇는 동시에 미래를 빚는 공간을 지향한다.
내부의 첫인상은 보다 생경하다. 노출 천장에 가지런히 달린 하향식 덕트는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자 3세대 인테리어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 심미성보다 기능성에 있음을 시사한다.
하남돼지집 관계자는 “구 모델은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반면 유증기가 공중에 비산되면서 폴딩도어나 가구, 집기 등에 끈적임과 미끌거림을 유발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3세대 모델에서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하향식 덕트를 도입하고 초벌실에도 분리 세척이 용이한 탈착식 오일캣처를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디밍 라이트와 빈티지 펜던트 역시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아이디어다. 스위치형 조광기를 통해 라이트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낮과 밤의 얼굴을 바꾸며 공간 이용의 극대화가 가능해진 것.
초벌실은 내추럴함을 강조한 콘크리트 소재와 차갑고 세련된 느낌의 메탈 소재를 사용해 믹스앤매치의 위트를 살리는 한편 오픈 키친을 연상케 하는 효과를 노렸다. 목재 패널에 콘크리트를 여러 번 덧입혀 완성한 벽면은 덧입혀져가는 느낌, 숙성되면서 가치를 높이는 느낌을 창출한다.
리뉴얼된 제3세대 인테리어는 향후 오픈하는 하남돼지집 매장들에 적용될 예정이다.
편도욱 로이슈(lawissue)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