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이미지 확대보기A씨는 새로운 숙소를 마련하지 못해 기존에 거주하던 회사숙소(원룸)에서 약 보름간 B씨와 함께 생활했고 6월중순경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소지품 일부를 챙겨 원룸을 나갔다가 남은 짐을 가지러 갔다가 B씨로부터 출입을 거부당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보름간 함께 생활하면서 들어간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짐을 주지않겠다”는 말을 듣자 B씨를 강하게 밀쳐 뒤로 넘어뜨리고 원룸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A씨는 B씨와 몸싸움을 하던 중 흉기로 B씨의 복부를 1~2회 찌르고, 목, 팔, 머리부분 등 11군데를 십 수 회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흉기로 찌르려고 해 이를 막는 과정에서 턱 부위 상처를 입게 됐고, 몸싸움 끝에 피해자에게서 칼을 빼앗았으나 피해자가 다시 다른 칼을 잡으려고 하기에 자신의 생명을 방위하기 위해 피해자로부터 뺏은 칼로 피해자를 찌르게 됐다. 피고인의 이 같은 행동은 정당방위에 해당하고, 설령 방위의 정도가 지나치더라도 이는 과잉방위에 해당 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에 대한 방어의 한도를 넘어선 것이고, 이러한 행위는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해 자기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거나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의 칼을 빼앗은 이후부터는 피해자의 부당한 침해를 어느 정도
제지했고, 피고인으로서는 현관문을 열고 현장을 이탈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공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양형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2주일 동안 자신의 집에서 지낼 것을 허락하는 등 호의를 베푼 피해자를 칼로 찌른 후 피해자를 구호하려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피해자의 휴대폰 등을 챙겨 도망하려고 하는 등 범행의 동기, 수법, 범행 후의 정황이 매우 좋지 않은 점, 피해자를 잃은 유족들은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시달리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