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A씨는 무역도매업체를 운영하며 체류기간을 연장 받다가, 2012년 11월 무역경영(D9) 체류자격으로 다시 변경허가를 받았다.
한편, A씨는 2011년 12월 장물인 굴삭기를 분해해 컨테이너에 싣는 속칭 ‘쇼링’ 작업을 했다는 업무상과실장물보관죄의 범죄사실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또한 2009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김OO으로부터 농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김포시 양촌읍 토지를 임대해 중장비 등 수출용 중고물품 야적장으로 사용함으로써 농지를 불법 이용했다는 농지법위반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이후 A씨는 2014년 11월 다시 무역경영(D9) 체류자격으로 체류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신청했으나,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2015년 2월 A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장물보관죄 및 농지법위반죄의 범죄경력이 있는 점 등의 이유로 체류기간 연장신청을 불허하는 취지에서 A씨에게 출국을 명하는 처분을 했다.
인천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지난 5일 파키스탄 국적 A씨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출국명령처분 취소 청구소송(2015구합50805)에서 “피고가 2015년 2월 12일 원고에 대해 한 출국명령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므로 이 사건 처분은 피고의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업무상과실장물보관죄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과실범에 불과하고, 사안이 경미하다고 봐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원고가 농지법위반죄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는 원고의 사업장 임대인이 농지 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원고에게 이를 임대한 것이고, 원고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위 사업장을 이용한 것이어서 원고의 죄질이 중하다고 보이지 않고, 법원에서도 이 점을 고려하여 임대인에게 벌금 2000만원, 원고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2014년 하반기에 수출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나 2015년 상반기에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성실히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원고는 2014년 8월 대한민국 여성과 혼인해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원고가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게 되면 혼인관계가 유지되기 어려워지는 곤란을 겪게 된다”면서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