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원내대표(사진=의원실)
이미지 확대보기박영선 원내대표는 먼저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합니다”라고 사퇴의사를 밝히며,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비극의 한 복판인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며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분들께는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그는 “어제 안산에서 만나 뵌 유가족분들로부터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들었던 ‘끝까지 함께해 달라’는 호소가 가슴 속 깊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을 만들기 위해 벌인 협상을 일단락하며, 그간 드리고 싶었던 수많은 얘기들의 아주 작은 조각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박영선원내대표홈페이지메인화면
이미지 확대보기박영선 원내대표는 “저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한다고 믿었다”며 “낯선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저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많은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2004년 국가보안법 협상이 그랬고,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7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그랬다”며 “지난해 국정원 개혁법 역시 우리가 개혁특위위원장까지 맡았지만 결국 법 한 줄도 고치지 못했다”고 상기시켰다.
박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원내대표로서 세월호 협상이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박 원내대표는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사리 말씀드린다”고 쓴소리를 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