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서울시장이12일트위터에올린사진
이미지 확대보기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2년 사법연수원 12기를 수료한 동기다. 박 시장은 서울에서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했고, 문 의원은 부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두 사람의 이날 산행은 오래 전에 잡혀 있었다고 한다. 서울 동국대입구역에서 출발해 한양도성 남산코스(장충체육관-남소문터-팔각정-백범광장)를 함께 걷은 뒤 점심식사도 함께 했는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산행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자리가 마련됐다.
즉석에서 박원순 시장이 올린 사진을 본 문재인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니까. 인연이 30년도 넘었는데, 그때 민주화운동이나 학생운동으로 구속되거나 (대학에서) 제적돼 고초를 겪었던 경력을 가진 세 사람이 있었다. 돌아가신 조영래 선배님, 박원순 시장님, 저”라고 말했다. <전태일 평전>의 저자인 조영래 변호사는 인권변호사의 ‘대부’로 불린다.
문 의원은 “(그래서) 같은 동지 의식이 있어 그때 가깝게 지냈다. 암혹한 시대에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 이후에도 민주화운동, 사회운동, 시민운동 그런 길을 걸었는데, 조영래 선배님은 너무 애석하게 일찍 돌아가셨고, 박 시장님은 서울에서, 저는 부산에서 같은 현장은 아니지만, 똑같은 길을 쭉 걸어왔고, 지금도 또 (정치인으로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선대위원단이 꾸려지고 오늘 첫 일정인데 소감을 말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문재인 의원은 “사실은 그런 (선대위원장) 되기 전에 먼저 약속이 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사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무(無)공천 여부 때문에 박 시장을 비롯해서 지방선거에 나서는 분들에게 참 미안했다”면서 “그게 기초선거 문제이긴 하지만 기초선거에서 기반이 무너지면 광역단체장이나 광역의원들 선거에도 타격을 주게 되고, 한편으로는 (공천 여부) 그게 너무 오랫동안 다른 선거 쟁점들을 가려 버리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으로 확정해) 선거승리를 위해 함께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사실은 오늘 이 행사는 저로서는 너무 안타까워 도움이 될까.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가려저도 스스로 빛이 난다”며 손으로 숱이 많이 빠진 머리를 만져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사실은 이번 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만만치 않은 선거다. 문 의원님을 포함한 당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이번에 중앙선대위가 꾸려졌고, 오늘 행사뿐만 아니라, 앞으로 서울시가 특히 중요한 지역이니까. 많이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고 당의 지원을 기대했다.
문재인 의원은 특히 “박 시장님이 처음 (서울시장에) 출마할 때, 재야에 계신 그때 장기간 백두대간 산행 중이었는데, 제가 박 시장님에게 강력하게 출마를 권했고, 또 그 이후에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하는 과정도 관여하고, 그랬기 때문에 일종의 AS책임을 느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꼭 개인적인 인연이나 AS책임뿐만 아니라, 서울이 역사도시로서 시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제대로 되려면 (저를) 책임져야 한다”며 말해 웃음을 줬다.
한편, 두 사람이 사법연수원 수료식 때 찍은 사진이 담긴 태블릿PC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 박원순 시장은 “사진 한 장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때 이럴 줄 몰랐다. 아마 문 의원님도 이렇게 정치인으로 에 나설 줄 몰랐을 것이고, 저도 꿈에도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