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범죄'로 진화한 조직폭력... '범죄단체가입죄' 성립 기준과 구체적인 처벌 수위는?

기사입력:2026-10-18 08:00:07
사진=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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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이지훈 기자] 영화나 드라마 속 조직폭력배의 모습은 거대 계파를 이루어 유흥업소 이권을 다투거나 집단 패싸움을 벌이는 형태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조직폭력 범죄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규모 조직을 꾸려 불법 주식·코인 리딩방,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대포통장 유통, 보이스피싱 등 지능형 금융 범죄로 범죄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된 것이다.

현행법상 '조직폭력'이라는 별도의 단일 죄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또는 형법상 범죄단체 등의 조직과 같은 혐의가 적용된다. 특정 범죄를 목적으로 통솔 체계를 갖춘 집단을 구성하거나 그 집단에 가입하여 단체 유지를 위한 역할을 수행했다면 개별적인 폭력 행위나 사기 행위를 직접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범죄단체 구성·가입·활동죄가 성립한다. 경찰 관리 대장에 등재된 전통적인 폭력조직이 아니더라도 범죄 단체를 결성하거나 이에 가입해 활동한 것만으로 이러한 혐의가 인정된다.

법원은 조직의 명칭이나 위계질서의 엄격함만을 기준으로 단체성을 판단하지 않는다. 단순한 친구, 선후배 모임이나 온라인 텔레그램방 형태라 할지라도 첫째, 범죄라는 공동 목적이 존재하고, 둘째, 최소한의 역할 분담과 지시·보고 체계가 갖춰져 있으며, 셋째, 지속해서 범죄 행위를 실행했다면 이를 법률상 '범죄집단'으로 인정하는 판례가 누적되어 있다.

범죄단체 혐의가 적용되면 법정형 자체가 매우 무거워진다. 사기나 공갈 등 개별 범죄에 대한 처벌 외에 단순 가입·활동 행위만으로도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으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조직의 수괴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간부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범죄단체 혐의가 성립할 경우 범죄수익 환수 절차와 민·형사상 공동책임이 뒤따른다. 수사기관은 조직 전체가 거둬들인 불법 수익을 추적하여 몰수·추징 보전 조치를 취한다. 이 경우 하부 조직원이나 가담 기간이 짧은 인원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실제로 손에 쥔 수수료나 일당 이상으로, 조직 전체의 피해 규모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지게 되어 막대한 금액의 추징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날의 조직폭력 범죄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회사나 투자 모임, 알바 형태로 위장하여 구인·구직자나 젊은 층을 하부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당사자는 '단순 업무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수익 구조나 업무 방식 등을 토대로 당사자의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한다. 설령 사소한 역할을 맡았다 하더라도 조직의 일원으로 여겨진다면 범죄 단체 가입·활동 혐의가 인정되어 중형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 수사기관은 지능화·온라인화된 신종 조직폭력 사안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며 수사 초기부터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매우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폭력조직인 줄 몰랐다'는 주관적 변명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

이지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jh78@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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