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같은 필리핀 국적 회사 동료 흉기로 사망케 한 징역 20년 원심 확정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적인 살인 범행에 포함 기사입력:2026-10-16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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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기숙사 관리인에게 음주소란으로 신고했다거나 험담했다는 오해를 받자 화가나 회사 동료인 필리핀 국적의 피해자를 흉기로 수 회 찔러 사망케 한 살인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해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0년 등을 선고한 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를 확정했다(대법원 2026. 9. 23. 선고 2026도11721 판결).

피고인은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로, 2020. 11. 23.경부터 대전 유성구에 있는 ‘C’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며 같은 회사 동료인 필리핀 국적의 피해자 D(남·36)를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5. 11. 24.경 대전 유성구에 있는 위 ‘C’ 사내 기숙사인 F빌라의 G호에서 피해자를 기숙사 관리인에게 음주소란으로 신고했다는 의심을 받아 피해자와 다투었고, 이로 인해 피고인의 기숙사 방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피해자에게 언제든지 위협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2025. 11. 25.경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펀치 나O프를 구매한 뒤 이를 외출할 때마다 소지하며 향후 피해자와 다투게 되면 이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5. 12. 1. 새벽경 위 F빌라 G호에서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의 제안에 따라 동석해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를 험담했다는 오해를 받고 다시 다투게 되자 화가 나 피해자를 위 G호 현관문 밖으로 부른 뒤, 오른손으로 피고인을 따라 나온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왼손으로 피고인의 왼쪽 바지 주머니에 있던 위 도구를 꺼내어 이를 왼손에 쥔 상태로 피해자를 수회 찌르고, 계속해 G호 현관문 앞에 주저앉은 피해자의 얼굴 등을 수회 찔러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했다.

-1심(대전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5고합943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압수된 증거는 각 몰수했다.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적 살인 범행에 포함된다고 봤다.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존귀한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범죄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고, 생명을 잃은 피해자의 피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으므로, 살인 범죄자에게는 반드시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떨어져 지내고 있는 피해자의 유족들 역시 평생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후회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 외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원심(2심 대전고등법원 2026. 7. 3. 선고 2026노228 판결)은 피고인과 검사의 쌍방 양형부당 주장 항소를 모두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피고인과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들은 1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1심판결 선고 이후 1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은 발견되지 않는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이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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