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두경부암 전이·면역회피 관여 전사인자 ETS1 규명

기사입력:2026-09-30 14:43:57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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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원격 전이와 면역 회피에 관여하는 전사인자 ‘ETS1’의 작용 기전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 연구팀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ETS1이 암세포의 전이와 면역 회피에 관여하는 기전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은 구강과 인두, 후두, 식도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이용해 종양 내 이질성을 구성하는 7개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상피세포와 중간엽세포의 특성이 함께 나타나는 ‘하이브리드 상피-중간엽이행(hEMT)’ 프로그램이 암세포의 원격 전이 능력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사인자 ETS1이 hEMT 프로그램을 조절하는 인자로 작용하는 것도 확인했다. 유전체 결합 분석 결과 ETS1은 50개의 hEMT 유전자 가운데 36~40개에 직접 결합했다.

동물실험에서는 암세포에 ETS1 단백질을 과발현시킨 실험쥐 9마리 모두에서 폐·간·신장 등으로의 원격 전이가 발생했다. 대조군에서는 9마리 중 1마리인 11%에서 전이가 나타났다. 반대로 암세포 내 ETS1 발현을 억제했을 때 원격 전이 발생률은 87.5%에서 25%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ETS1이 또 다른 전사인자인 STAT1과 면역관문 분자 PD-L1의 전사를 활성화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T 림프구의 종양 내 침투가 줄어드는 ‘면역 결핍형’ 종양미세환경이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 97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ETS1 활성이 높은 종양에서 치료 저항성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4687개 화합물을 대상으로 약물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ETS1 고발현 암세포가 HSP90 억제제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HSP90 억제제는 저산소유도인자 HIF1α가 ETS1 프로모터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ETS1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동물실험에서 HSP90 억제제와 항 PD-1 면역치료제를 병용 투여한 결과 단독 투여군보다 종양 성장이 지연되고 생존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원격 전이와 면역 회피가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 전사인자 ETS1이 지휘하는 하나의 악성화 과정에서 비롯됨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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