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권영준)는 병원 전문의들의 업무상과실치상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 B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고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의정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의사의 주의의무, 업무상 과실과 상해의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은 이 사건 병원 피부과 전문의이고, 피고인 B는 이 사건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피해자 D(여, 당시 12세)를 진료했던 사람들이다.
피고인 A는 2013. 7. 12.경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이 사건 병원 피부과에서 등 부위의 피부발진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를 진료한 후 “답손(Dapsone)”을 처방했으나, 피해자는 2013. 7. 31.경부터 고열 등이 발생해 2013. 8. 4.경 이 사건 병원 응급실로 내원해 입원했고, 피고인 B은 입원한 피해자를 진료하게 되었다.
피고인 A는 답손은 독성간염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답손에 관한 허가 내용에 따라 투약 전후 정기적인 혈액검사 및 간기능검사를 하여야 하며, 답손을 처방하면서 환자에게 처방 이유, 효과,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을 설명하고 발열 등 과민반응 시 즉시 투약을 중지하고 내원하여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는 등의 일반적인 주의사항에 관하여 지도ㆍ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또한 답손 처방 후 고열 등 과민반응으로 내원한 피해자를 진료한 피고인 B는 답손 투여를 중단하고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2013. 8. 21.경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격성 간부전으로 인하여 혼수상태에 이르게 하고, 같은 날 간이식을 받게 하여 간장애 5급에 이르게 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1. 24. 선고 2020고단1133 판결)은 피고인 A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B에게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 A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검사는 무죄 피고인 B에 대한 사실오인,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원심(2심 의정부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1노2884 판결)은 1심판결 중 무죄를 선고한 피고인 B 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A는 1심을 유지했다.
피고인 B에 대하여, 피해자가 답손 복용 후 발열, 발진, 간기능 수치 악화 등의 증상을 보였으므로 적어도 2013년 8월 6일부터 이 사건 1차 협진 회신을 받은 이후에는 답손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을 강력히 의심할 상황이었음에도, 2013년 8월 6.부터 8월 9일까지 스테로이드 투여를 시행하지 않고 8월 11일부터는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하거나 단속적으로만 투여하여 피해자의 증상이 악화되게 한 것은 업무상 과실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A에 대해서도 답손 투약 후 경과 관찰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전혈구검사 및 간기능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의 초기증상이 나타났을 때에 필요한 대응을 지도ㆍ설명하지 않아 피해자의 증상이 악화되게 한 것은 업무상 과실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피고인 B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 B은 이 사건 2차 협진회신을 받은 2013. 8. 9. 스테로이드 투여를 시작했다가 2013. 8. 11. 이를 중단했고 다음 날인 2013. 8. 12.부터 피해자에게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했다. 이는 당시 임상의학 지식·준칙의 범위 내에 있는 합리적인 치료방법의 선택이었다고 보인다.
진료방법 선택에 관하여 오직 하나의 합리적 방법만이 존재했고 피고인 B가 선택한 진료방법이 그로부터 벗어났다는 사실이, 법관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과 상해발생 사이에 인관관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도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 A가 전혈구검사(Complete Blood Count) 및 간기능검사(Liver Function Test)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업무상 과실이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업무상 과실이 공소사실 기재 상해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려면, 위 검사를 시행했더라면 약물과 민반응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결과가 나와 피해자에게 이에 대한 조기 치료가 시행됨으로써 공소사실 기재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과실이 없었다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모들이 이 사건 병원 운영자인 학교법인 G를 상대로 이 사건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관련 민사사건에서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서울고등법원 2019. 4. 4. 선고 2016나2045265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형사사건인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B의 업무상 과실, 그리고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과 공소사실 기재 상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병원 전문의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유죄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9-08 1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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