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팀장이나 선임처럼 다른 직원의 업무를 지시하고 평가하는 자리에 있다면, 언젠가 한 번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피신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명백한 폭언이나 공개적인 모욕처럼 보호가 필요한 사건도 많지만, 업무성과를 지적하거나 근태 개선을 요구한 일이 신고로 이어지기도 하고, 인사평가나 부서 이동을 둘러싸고 관계가 틀어진 뒤 과거의 언행이 한꺼번에 문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고 내용이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당시 맥락이 빠진 채 정리되는 일도 없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신고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앙심을 품었다거나 거짓말을 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신고서에 적혀 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모두 사실로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상대방이 불쾌했다는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섰는지, 그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는지를 하나하나 따져야 합니다.
의료현장의 이른바 '태움'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신규 간호사를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반복해서 욕설을 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인격을 깎아내리며, 업무와 무관한 방식으로 모욕을 주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선임 간호사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투약이나 처치상의 실수를 지적하고 숙련을 위해 교육했다는 사실만으로 태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교육이 필요했는지와 별개로 실제 어떤 표현을 썼는지, 공개적인 자리였는지, 특정인에게만 유독 가혹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야근 지시나 퇴근 눈치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긴급한 업무가 생겨 일정 기간 연장근무가 필요했고 여러 직원이 나누어 맡았다면 그것만으로 괴롭힘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 없이 한 사람에게만 야근을 몰아주고, 정시 퇴근을 반복해서 문제 삼으며 인사평가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줄 것처럼 말하고, 실제 업무배제까지 이어졌다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다만 괴롭힘이 아니라는 것과 연장근로가 적법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여서, 근로시간 한도와 수당은 따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시간 외 연락도 자주 신고됩니다. 밤이나 주말에 업무 메신저를 보냈다는 사실 하나로 괴롭힘이 되지는 않지만, 긴급했는지, 즉시 답을 요구했는지, 얼마나 잦았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일요일 밤에 월요일 회의자료를 확인해 달라는 메시지를 한 번 보낸 것과, 거의 매일 심야에 지시를 내리고 바로 답하지 않았다고 이튿날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을 같은 무게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에도 실제 일한 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노동법 문제입니다.
결국 태움, 야근 강요, 심야 지시라는 이름표가 결론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피신고자는 그 행동을 왜 했는지, 업무상 필요가 있었는지,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어떤 표현과 방식을 썼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 역시 신고서만 보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상대로 객관적인 조사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조사에는 피신고자의 설명과 자료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신고를 당한 사람이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신고자를 직접 찾아가 따지는 것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추궁하거나 신고 취소를 요구하고, 주변 직원에게 신고 내용을 알리며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부탁하는 것은 원래 사건과 무관하게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근로기준법은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어, 관리자의 이런 행동은 그 자체로 별도의 책임을 낳을 수 있습니다. 억울하다면 신고자가 아니라 회사의 조사절차나 고용노동부 진정 절차에서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은 그런 적 없다는 전면 부인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신고 내용이 여러 건이면 건별로 나누어, 언제 어떤 말을 했다는 것인지, 그때 어떤 업무가 진행 중이었는지, 실제 표현은 무엇이었는지, 같은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이메일이나 메신저가 남아 있는지를 대조해야 합니다. 정당한 업무지시였다고 주장하려면 프로젝트 일정, 업무분장표, 지시 이메일, 회의자료, 근무기록처럼 업무상 필요를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야 하고, 특정인에게만 야근을 시켰다는 주장에는 당시 다른 직원들의 업무 분담과 근무 상황을 비교자료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일부가 사실이라고 해서 신고 전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가 과장됐다고 해서 전부를 부인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부적절한 표현을 쓴 사실은 인정하되 반복적인 괴롭힘이었다는 주장은 다투고, 업무지시 자체는 인정하되 그 방식이 적정범위 안이었다고 설명해야 하는 사건이 실제로 많습니다. 처음 회사에 낸 소명서와 면담 내용은 이후 인사위원회나 징계절차에서 다시 나옵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메신저나 녹음이 나온 뒤 말을 바꾸면 나머지 주장까지 신빙성을 잃습니다. 초기 소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조사 결과가 감봉이나 정직 같은 징계, 또는 전보 같은 인사조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때는 괴롭힘 인정 여부와 별개로 징계사유와 수위, 회사가 취업규칙과 절차를 지켰는지를 따로 살펴야 하고,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를 다툴 가능성이 있다면 첫 조사 단계부터 그 뒤를 내다보고 대응해야 합니다.
허위나 과장 신고라고 생각되더라도 처음부터 고소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회사 내부 신고는 수사기관이나 공무원에 대한 신고가 아니어서 무고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고용노동부에 진정한 경우라도 신고자가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합니다.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신고자가 일부러 거짓 신고를 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객관적인 자료로 신고 내용이 사실과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동시에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피신고자의 모든 행동이 괴롭힘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업무지시가 많은 관리자라면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야근 지시, 업무시간 외 연락, 공개적인 업무 지적이 어느 날 여러 건의 신고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때 억울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각 행위의 업무상 필요와 실제 표현, 당시 상황을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신고 초기부터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가르고, 회사 조사와 이후 징계절차까지 내다보며 일관되게 소명해야 합니다. 이 판단을 혼자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도움말 법무법인 태림 수원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당한 팀장·관리자의 대응 원칙
기사입력:2026-08-27 14:53:00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ㆍ반론ㆍ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주요뉴스
핫포커스
투데이 이슈
투데이 판결 〉
주식시황 〉
| 항목 | 현재가 | 전일대비 |
|---|---|---|
| 코스피 | 7,051.64 | ▲97.12 |
| 코스닥 | 830.37 | ▲18.49 |
| 코스피200 | 1,114.61 | ▲14.53 |
가상화폐 시세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6,610,000 | ▲14,000 |
| 비트코인캐시 | 349,600 | ▲1,400 |
| 이더리움 | 3,379,000 | ▲4,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1,090 | ▼120 |
| 리플 | 1,925 | ▲2 |
| 퀀텀 | 1,224 | 0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6,587,000 | ▲16,000 |
| 이더리움 | 3,380,000 | 0 |
| 이더리움클래식 | 11,080 | ▼100 |
| 메탈 | 340 | ▼1 |
| 리스크 | 151 | ▲3 |
| 리플 | 1,927 | ▲3 |
| 에이다 | 293 | ▼1 |
| 스팀 | 63 | ▼0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6,640,000 | ▲50,000 |
| 비트코인캐시 | 348,900 | ▲600 |
| 이더리움 | 3,379,000 | 0 |
| 이더리움클래식 | 11,080 | ▼110 |
| 리플 | 1,925 | 0 |
| 퀀텀 | 1,218 | ▼9 |
| 이오타 | 60 |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