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자신의 자금으로 자금증명을 해주겠다고 속인 사기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 징역 4월)로 보고 4,000만 원 배상명령을 유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대법원 2026. 6. 11. 선고 2026도3931 판결).
피고인(70대)은 2019. 8. 20.경 서울 서초구에 있는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4박 5일간 50억 원의 자금을 일시 예치해달라는 요청(이른바 ‘자금증명’)을 하는 피해자 B에게 “내가 바로 당신에게 4박 5일간 50억 원의 자금증명을 해줄 수 있다. 수수료 명목으로 4,000만 원을 교부해주면 당신에게 필요한 자본금 50억 원에 대한 4박 5일간의 자금증명을 해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없어 피고인의 자산으로 피해자에게 자금증명을 해줄 수 없었고 결국 다른 자금주를 물색해 이를 중개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러한 점을 피해자에게 숨기고 마치 피고인이 자금주인 것처럼 가장했음은 물론, 교부받은 금원 중 1,000만 원은 개인 용도로 소비하고 남은 3,000만 원을 D, E 등에게 교부해주어 단기간의 자금증명을 의뢰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50억 원에 대한 자금증명은 1박 2일간 예치하는 데만 통상 3,000만 원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애초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3,000만 원으로는 약속한대로 4박 5일간 자금증명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게 당초 약정한 바와 같은 자금증명을 해줄 의사와 능력이 전혀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해 같은 날 피해자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피해자 명의 F조합 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받고 1,000만 원의 수표 1장을 교부받는 등 합계 4,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5. 13. 선고 2023고단2282 판결 및 2023초기4972 배상명령신청)은 피고인에게 징역 4월을 선고했다. 또 배상신청에게 4,000만 원의 지급하라고 명했다. 배상명령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반복했고, 동종 누범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4박5일의 자금증명을 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며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검사는 2심에서 공소사실에 ‘피고인은 2022. 12. 2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23. 10. 26.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했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1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다(직권파기사유).
-원심(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2. 12. 선고 2025노1416 판결)은 공소장변경에 따라 피고사건을 파기하고 1심과 같은 징역 4월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배상명령 부분에 관하여 별다른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를 취소․변경할 사유를 찾아볼 수 없어 1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자금증명 기간도 피해자로부터 받은 수수료 상당액으로는 불가능한 기간을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한 사실과 편취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1심은 타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고 했다.
피고인이 고령인 점, 판결이 확정된 범죄들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참작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하여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심리미진, 법리오해 등을 내세우며 실질적으로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 또는 이에 기초한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의 주장과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배상명령 부분에 대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배상명령을 선고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자신의 자금으로 자금증명 해주겠다고 사기 징역 4월· 4천만 원 배상명령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6-08-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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