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사기사건 상고심에서 공시송달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법원(수원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6도4583 판결).
제1심은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을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공시송달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원심은 공시송달 방법으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와 소환장 등을 피고인에게 송달하고(공소장 부본은 송달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다시 징역 1년을 선고했으며, 그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됐다.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 제기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나중에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곧바로 상소권회복청구를 했고, 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한 것이라고 인정하여 상고권회복결정을 했다.
(대법원 판단) 제1심은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이 사건 특례규정에 의하여 재판을 진행했고 항소심 역시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이러한 원심(2심)판결에는 이 사건 재심규정을 유추적용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소송촉진법 특례규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경우, 피고인은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1심뿐 아니라 항소심에도 유추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즉, 1심 불출석 재판에 대해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뒤 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해 확정된 경우에도, 귀책사유 없이 1심과 항소심에 출석하지 못한 피고인은 항소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성명불상 전기통신금융사기(속칭 보이스피싱)범죄조직의 조직원과 현금수거책 역할을 하기로 공모했다.
성명불상자는 2021년 2월 16일 오전 10시경 전화로 피해자에게 저축은행 직원 등을 사칭해 "7.8%이율로 3,200만 원까지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라고 거짓말하고, 이에 피해자가 대출을 신청하자 카드 채권팀 직원을 사칭해 "지금 사용중인 카드론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을 신청했기때문에 대출거래법 위반이다. 기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로 하여금 현금을 준비해 약속장소로 나오도록 했다.
피고인은 2021년 2월 18일 오후 1시 28분경 대구 수성구 거리에서 피해자를 만나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로부터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710만 원을 교부받았다.
1심(수원지법 평택지원 2024. 3. 26. 선고 2022고단2782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소송촉진법 특례규정에 따라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을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경찰 조사시 범행의 고의를 부인한 후 도주해 잠적했다. 피고인에게는 5건의 동종범금 전과가 있어 더 이상 재범과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막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택했다.
원심(2심 수원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4노2233 판결)은 1심의 공시송달 결정이 송달불능보고서 접수일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이뤄져 위법하다고 보고 1심 판결을 파기하도 다시 심리한 뒤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공시송달 방법으로 소송기록접수통지서와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했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23조(이하 ‘이 사건 특례규정’)에 의하여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특례가 허용되어,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피고인 등이 위 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재심규정’)에 의하여 그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특례규정과 재심규정의 각 문언 및 입법 취지 등에 의하면,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라 진행된 제1심의 불출석 재판에 대하여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 또는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이 사건 재심규정을 유추적용하여, 귀책사유 없이 제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재심규정이 정한 기간 내에 항소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에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하지 않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항소심판결에 대한 파기사유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위 사유로 파기되는 사건을 환송받아 다시 항소심 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의 귀책사유 없이 이 사건 특례규정에 의하여 제1심이 진행되었다는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제1심판결에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의 항소이유에 해당하는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어 직권파기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1054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공시송달하고 불출석 상태 심리진행 유죄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7-0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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