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배우자로부터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소장을 받았다면, 피고 입장에서는 자신의 잘못 여부를 떠나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원인을 제공한 유책 배우자라 할지라도 소송이 시작된 이상, 법원이 요구하는 절차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 회피로 일관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과도한 요구에 무조건 동의해 버리는 극단적인 태도는 피해야 한다. 설령 본인의 잘못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사법부는 청구된 위자료의 액수가 합당한지, 혼인 생활 동안의 재산 기여도가 공정하게 평가되었는지를 별개로 심리한다. 따라서 무작정 감정에 호소하거나 방치하기보다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유책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객관적인 이혼소송방어 계획이 필요하다.
우선 상대방이 제시한 증거의 법리적 효력을 탄핵해야 한다. 대법원이 말하는 '부정행위'는 과거 간통죄처럼 성관계라는 직접적인 증거까지 요구하지는 않으며,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포섭해 대단히 넓게 인정한다. 하지만 단순히 직장 동료와 주고받은 일상적인 문자나 인사말 정도만으로는 부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이 과장되거나 왜곡되었음을 지적하고, 해당 관계가 부정한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사교 범위 내에 있었음을 소명하면 소 자체가 기각될 수 있다.
만약 부정행위로 평가될 만한 사실이 존재하더라도, 배우자의 폭언이나 고부갈등, 장기간의 별거 등으로 인해 이미 부부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난 상태에서 해당 관계가 시작된 것이라면 부정한 행위와 혼인 파탄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정된다. 즉, 부부 관계가 깨진 원인이 내가 아닌 상대방의 유책성이나 성격 차이에 먼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위자료 청구를 기각시키거나 쌍방 유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불륜을 저지르면 재산을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난다고 생각하지만, 대법원 판례상 재산 분할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자산에 대한 기여도를 정산하는 제도로서 유책성과는 별개로 심리된다. 외도를 저지른 유책 배우자라 할지라도 결혼 생활 동안 가정을 지키고 자산을 증식·유지하는 데 기여한 바가 명확하다면 재산 분할 비율은 지켜낼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대응 시기다. 이혼 소장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법정 기한인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피의자가 상대방의 청구 내용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보고 판결을 내려 그대로 패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 기간 내에 상대방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서면을 제출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진행되는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과의 연계 고리도 차단해야 한다. 배우자가 상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고액의 위자료 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문은 본인의 이혼 소송에서 치명적인 유책 증거로 그대로 인용되기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형사법과 이혼 전문 변호사로 동시 등록되어 있는 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대표변호사는 “이혼소송방어의 핵심은 신속한 대응이다. 소장을 받은 즉시 배우자가 수집한 증거의 위법성 여부를 가려내고 유책 유무와 상관없이 본인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구체화 하여 남은 인생의 경제적 기반과 명예를 지켜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이혼소송방어, 기습적인 불륜 폭로와 재산 분할 압박에 대응하려면
기사입력:2026-06-3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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