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인 1 의료기관개설·운영 원칙' 위반 등 유죄 원심 전부 파기 환송

기사입력:2026-01-11 09:51:45
(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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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의료법위반, 국민건강보험법위반 등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 무죄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전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0도949 판결).

피고인 A는 치과의사로서 의료법인 이손의료재단의 대표자로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별도의 사단법인 한국중앙요가협회 명의를 이용해 2013. 9. 6.경부터 2016. 5. 23.경까지 B의원 등 다수의 의료기관을 추가로 개설·중복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각 의료기관의 자금 조달, 인력 채용, 급여 결정 등에 관여하며 의료기관들을 지배·관리했다. 이밖에도 상가 내 특정 호실이 약국을 독점 운영할 수 있는 것처럼 임차인들을 기망해 임대차보증금 및 권리금 합계 약 6억 원을 편취했고, 복수 의료기관이 의료법을 위반해 운영되는 사실을 숨긴 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약 3억 6천만 원을 지급받았다.

(쟁점사안) ① 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를 활용해 복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 경우 ‘1인 1기관 개설·운영 원칙’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②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 운영에 관여한 것만으로 의료법 위반이 성립하는지, 아니면 별도의 탈법적 이용이나 법인 실체 부정 사정이 필요한지 ③ 약국 독점영업권 관련 임대차계약에서 사실 은폐·과장 진술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④ 부정 개설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청구가 국민건강보험법상 사기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다.

1심(대전지법 서산지원 2019. 5. 1. 선고 2018고합5, 2018고합21병합 판결)은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피고인 A가 약국 독점영업권이 확보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임차인들을 기망해 거액의 권리금·보증금을 편취했고, 의료법인 및 친인척 명의를 이용해 다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했으며, 이를 전제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다.

사기방조, 의료법위반방조, 국민건강보험법위반방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B(사단법인 대표), 피고인 C(피고인 A의 아내, 자금입금 및 지출 등 업무)에게는 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기각했다.

원심(2심 대전고등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노185 판결)은 1심의 유죄 판단을 대부분 유지하되 일부 무죄 판단을 추가하고 형을 조정해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의료기관의 자금·인력·운영성과를 사실상 통제한 점을 중시해 의료기관 중복 운영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의료법 위반 부분에 관해서는, 의료인이 의료법인의 이사·대표 지위에서 의료기관 경영에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1인 1기관 개설·운영 원칙’ 위반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피고인 A는 의료법인의 이사 지위 또는 아내인 피고인 C를 명목상 이사로 취임시킨 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치과병원의 경영사항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보유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 A가 이 사건 치과병원을 포함하여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중복 운영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 같이 평가하려면 의료법인이 실질적으로 재산출연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체가 인정되지 않는 의료법인에 해당한다거나 그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하는 등 외형상 형태만을 갖추고 있는 의료법인을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해 이 사건 치과병원 운영을 적법한 것으로 가장했다는 추가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추가 사정에 대해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의료법위반을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과 의료법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1인 1기관 개설ㆍ운영 원칙에 반하는 행위 중,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이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를 뜻하고, 그와 구분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이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ㆍ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ㆍ시설ㆍ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3672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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