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 북구 덕천·만덕 권역의 오랜 숙원인 수영장 건립 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어 직무유기 논란이 일고 있다.

‘덕천·만덕권역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사업은 지난 4월 개나리공원으로 건립 후보지를 확정하고 부산시 신규사업 사전심사, 지방재정영향평가, 북구 지방재정계획 심의까지 마쳤다. 그러나 모든 행정절차를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구청은 건립 사업 공모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북구의회에 따르면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체육센터 공모는 당초 7월 말 마감 예정이었으나,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국비를 기존 3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확대해 재공모에 들어갔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북구로서는 사업 추진에 유리한 여건이 마련되었지만, 공모 마감일을 앞둔 현재까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모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2023년 북구청이 개나리공원 부지 내 백산유치원을 매입하면서 신만덕 주민들은 수영장 유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2,98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타당성 조사를 비롯한 각종 행정절차가 이루어졌음에도, 사업은 공모 신청 단계에서 발목이 잡혀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주민들은 1,500여 건의 탄원 서명을 모아 북구청에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한 바 있으나, 북구청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구청이 갑·을로 나눠진 북구의 여야 의원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 부산 북구의회 의원들은 “타당성 조사와 행정절차까지 끝내놓고도 공모 신청조차 하지 않는 것은 북구청의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며 “더 이상 주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정치적 계산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 또한 “국비 지원 규모가 확대되며 절호의 기회가 열렸음에도 공모조차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에서 추진했던 다른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이 기본계획 수립 이후 짧게는 한 달 이내에도 문체부 공모에 들어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민들은 더 이상 정치적 이해 관계로 숙원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