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동북아역사재단과 서울대학교가 약 1억 3000만원의 혈세를 들여 공동 개최한 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편향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국회의원에 따르면, 이번 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시각: 탈식민, 군정, 민주주의' 중 지난 4일 진행된 제3세션 ‘이승만에 관한 논쟁’에서 이승만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아닌 미화 일색의 발표가 이어졌다.

학술회의 자료집에 실린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양성익 교수의 '이승만의 자유주의의 재고찰' 발표문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최근에 뉴라이트를 비롯한 한국 보수파로부터 큰 존경을 받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며, 이승만의 자유주의를 재조명하는데 집중했다. 이어진 발표 1~4 모두 이승만에 대한 실증적 검토나 객관적 평가보다는 치우쳐진 해석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뉴라이트 인사로 분류되는 오영섭 현 독립기념관 이사도 발표에 참여했다. 그는 '미군정 하에서 이승만의 단독 정부 수립 제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승만을 ‘해방공간의 정치적 승리자’, ‘한국 독립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인물’로 평가했다.


동북아역사재단과 서울대가 정을호 의원실에 제출한 학술회의 예산 집행내역에 따르면, 당초 편성 예산은 1억 6000만원이었으며, 실집행액은 약 1억 30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중 ▲동북아역사재단 7466만원 ▲서울대학교 약 6000만원을 각각 집행했으며, 초청 교수 강연료(2580만원), 항공료·숙박비 등(5065만원)이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정을호 의원은 “광복절은 특정 정치인의 날이 아닌 국민 주권을 되찾은 날”이라며, “임시정부의 법통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외면한 채, 광복 80주년을 빌미로 이승만 미화에 국민 혈세를 쏟아부은 이번 학술행사는 매우 유감스럽고,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역사 왜곡에 가까운 발표들이 학술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번 행사를 주관한 동북아역사재단과 서울대학교의 행태에 대해 국회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예산점검에 착수하고, 불필요한 경비와 예산은 모두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