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중앙대학교(총장 박상규) 는 본교 기계공학부 이상민, 김승한 교수 공동연구팀이 풍력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나노오일장벽 기반 플러터링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이하 NF-TENG, Nano-Oil-Barrier-Based Flutteri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중앙대에 따르면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ENG)는 외부의 기계적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로, 바람·진동·인체 움직임 등 일상적인 환경에서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마찰 면의 마모와 전기적 불안정성으로 장기 운용이 어렵고 출력이 점차 감소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간 연구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근본적인 내구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중앙대 연구팀은 상용 오일흡수 시트를 활용한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시트 표면에 실리콘 오일을 주입한 뒤, 흡수 패드를 이용해 표면 오일을 균일하게 제거함으로써 시트 내부의 다공성 구조에 나노미터 두께의 윤활막, 즉 ‘나노오일장벽(nano-oil barrier)’을 형성하는 공정을 개발한 것이다. 이 장벽은 마찰 면에서 오일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하며, 마모를 줄이고 전기적 출력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개발된 NF-TENG는 바람이 닿을 때 시트가 상하로 빠르게 진동하면서 전극과의 반복 접촉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풍속 4m/s의 비교적 약한 바람에서도 전력을 생성하며, 97만 회 이상의 반복 구동에도 초기 출력의 95% 이상을 유지하는 뛰어난 내구성과 성능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의 마찰대전 발전기들이 수십만 회 구동 후 급격히 성능이 저하되는 것과 뚜렷한 차별점을 갖는다.

또한 연구팀은 오일 종류(올리브유, 파라핀, 캐스터오일 등), 시트 및 전극 재질, 장치 크기, 풍속 등 다양한 설계 요소에 대한 최적화를 수행해 NF-TENG의 전력 출력 성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PP/PE 혼합 고분자 기반 시트와 알루미늄 전극 조합이 가장 우수한 출력을 보였으며, 실리콘 오일과 올리브 오일을 사용했을 때 가장 적절한 윤활 특성을 나타냈다.

NF-TENG의 우수한 성능은 실생활 적용 가능성으로도 이어졌다. 연구팀은 ▲건물 옥상 배기구의 바람을 이용해 온습도 센서를 구동하고, ▲자전거 핸들에 장착하여 주행 시 바람으로 LED 안전등을 점등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NF-TENG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 가능한 자가발전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단일 NF-TENG 만으로도 상용 온습도 센서를 충전 없이 연속 구동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게 평가된다.

이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찰전기를 활용한 에너지 수확 소자의 내구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한 매우 중요한 사례”라며, “추후 다양한 환경과 용도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자가발전 소자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승한 교수는 “연구에 활용된 상용 재료들과 간단한 제작 공정은 향후 자동화를 통한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어, 산업적 파급력 또한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재 및 발전 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Advanced Science’에 게재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팀의 허덕재 박사, 허지웅 박사과정생, 조현호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