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회원2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김솔)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소재 경남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기존 시공자인 현대사업단(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해지를 결정지었다.
이처럼 조합과 시공자간 갈등이 극도에 달한 이유는 바로 ‘공사비’ 탓이다. 조합은 지난해부터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받고 현대사업단과 본격적인 공사비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업성 및 분담금 등을 감안하면 현대사업단이 제시한 공사비(3.3㎡당 642만원)로는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공사비를 낮추기 위해 신탁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안해냈고, 그러면 3.3㎡당 약 550만원선(신탁수수료 포함)이 적정할 것으로 판단, 이를 현대사업단에 제안했다. 그러나 현대사업단이 미온적인 태도로 설계변경(조합 혜택 품목 제외 등)만을 요구했다는 게 조합의 주장이다.
결국 현대사업단은 지난달 31일 공문을 통해 ▲신탁방식 전환의사에 대한 사전협의가 없었던 점 ▲공사비 역시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점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이 급격히 이뤄진 점 등을 들어 조합의 제안을 끝내 거절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앞으로 현대사업단과의 소송전이 불가피할지언정 이번에 공사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게 되레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해당 내용을 다룬 ‘시공사 계약해지의 건’은 87% 이상(참석 조합원 501명 중 436명 찬성)의 높은 지지를 얻어 가결됐다. 이로써 현대사업단은 지난 2021년 9월 회원2구역을 수주한 지 2년 만에 시공권 지위를 잃게 됐다.
나아가 회원2구역은 보다 원활하면서 속도감 있는 사업진행을 위해 신탁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의결했고, 사업대행자로 교보자산신탁·신한자산신탁을 선정했다.
김솔 조합장은 “현재 우리 구역은 잔여 철거공사가 마무리 중인 가운데 공사비 관련 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 그동안 현대사업단과 수개월간 회의를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나, 현대사업단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함에 따라 조합은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시공자 변경으로 인해 착공이 더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현대사업단에게 계속 끌려 다니며 협의를 고집하기 보다는, 빠른 판단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게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사료된다”며 “조합장으로 입후보할 당시에도 ‘착공’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 빨리 새 시공자를 선정해 사업이 빠르게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업시행계획 변경에 따르면 회원2구역은 창원 마산회원구 회원남12길 일대 10만3621㎡를 사업구역으로 하며, 용적률 265.69%를 적용해 최고 27층, 21개동, 전용면적 38~136㎡ 총 2016세대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