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대병원지부(지부장 문미철)는 7월 25일 오후 2시 30분 부산역 앞에서 조합원 2천여 명이 참석한 불법의료증언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부산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의사에게 다음날 처방이 없는 10여명의 환자에게 처방을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지금은 어렵다, 전날 처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해달라”며 대리 처방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병원에서는 대리처방을 하기 위해 간호사들은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심지어 2차 인증서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는 상황이며, 환자들의 신체를 핸드폰으로 촬영해 의사에게 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우리 부서는 날마다 간호사가 의사 일을 대신하는‘불법의료 파티’를 열고 있고 간호사들은 하루 업무를 하면서 불법 의료를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한 PA간호사는 “수시로 의사가 해야할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운전자로 비유하자면 2종 보통 면허로 대형 트럭과 버스를 운전하며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하고도 적발되지 않은 경우와 같다”며 “언제 대형 사고로 이어질지 모를 일이며 불법의료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언대회에는 병동간호사, 간호조무사, 간호사, PA간호사 등 4명의 조합원이 병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의료 사례에 대해 증언했으며, 13일째 파업중인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조합원 2,000여명이 이를 지켜보았다.
조합원 증언 이후 불법의료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부산대병원지부는 병원의 불법 의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간호사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에는 679명의 간호사가 참여했으며, 이들의 90.7%가‘의사를 대신해 간호사가 대리 처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80.4%가‘처치, 채혈 등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의사의 요청으로 간호사 개인 핸드폰으로 환자 개인 정보를 전송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60.7%에 달했다.
지부는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부산대병원에서는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는 불법의료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부는 파업에 돌입한 이후 지난 7월 20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의료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의사가 당일처방 내지 않고 문자로 전날 처방을 복사하여 처방하는 사례 ▲마약류 약물을 의사가 지시하여 간호사가 구두 처방 한 사례 ▲환자가 의사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PA간호사와 면담 후 PA간호사가 처방 낸 항암주사를 맞은 사례 ▲조혈모세포 이식을 의사 없이 진행한 사례 ▲사망진단서를 간호사가 수정한 사례 등 광범위한 불법의료행위 사례가 조사되었다고 발표했다.
지부는 불법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로 의사의 ID와 비빌 번호를 공유해 간호사 등 일반직이 직접 처방하는 대리 처방행위를 금지할 것, 대리 동의서 서명을 금지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근절하기 위한 매뉴얼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종간 업무범위 명확화, 인력 충원, 의사업무 가이드라인 마련, 당직의 운영시스템 개선, 개인 핸드폰으로 환자 신체상태 전송 금지 등 업무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부는 “노사가 이미 2018년 준법의료 정착 TFT을 구성하여 2019년부터 대리처방과 대리 동의서 서명을 근절하기 위한 매뉴얼 마련등 개선방안을 준비했으나 코로나 19로 중단되었고, 코로나 종료 이후 7개월째 회의조차 개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불법의료 문제는 뒤로 밀쳐놓을 문제가 아니다. 불법의료 근절은 환자안전과 생명이 걸린 문제이고, 직원들에게는 직업윤리적 소명 포기에 따른 심적 고통과 위료법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이 뒤따르는 문제”라며 시급함을 강조했다. 나아가 “불법의료는 부산대병원만이 아니라 다른 병원 곳곳에 만연해 있는 문제라는 식으로 다른 병원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이 가장 모범적으로 불법의료 근절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병원측이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환자의 인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선에서 노조측이 수집한 사례와 증거를 언론을 통해 전면 공개하고 관계기관에 제소하는 등 2차 실천 행동에 나설 것이다”고 덧붙였다.
불법 의료 증언대회에 앞서 부산대병원지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조옥희 사무장의 사회로 파업 13일차 출정식을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했다. 민중의례와 문미철 지부장의 대회사에 이어 부산, 양산병원 조합원, 비정규직 조합원 등 3인의 투쟁 발언이 있었으며, 파업가 제창으로 출정식을 마무리했다.
불법의료 증언대회 이후에는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문미철 부산대병원지부장의 경고보고에 이어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정한철 공동대표,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 등이 발언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시민단체 대표들은 34개 단체가 작성한 기자회견문을 통해“불법의료근절, 인력확충,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부산대병원장이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대병원 간호사 90.7%가 의사 대신 처방 경험”…불법의료증언대회
기사입력:2023-07-26 08: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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