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부산선관위)
이미지 확대보기이후 투표용지는 가로로 네모난 사각형이 되었고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부터는 지금처럼 세로로 긴 형태로 바뀌었다. 가로쓰기에는 이형태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투표용지의 기호와 정당명․후보자명 표시 방법도 지금과 달랐다.
초기에는 기호는 막대기호(∣, ∥...)로, 정당명과 후보자명은 한자와 한글을 병기하였다. 막대기호를 사용한 이유는 당시 문맹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부터 지금처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했고 1991년 구·시·군의회의원선거부터는 한자 병기 없이 한글만으로 표기했다.
(제공=부산선관위)
이미지 확대보기이후 투표용지 형태의 큰 변화는 각 정당·후보자 칸 사이 여백을 만든 것이다.
선거인은 한 정당·후보자 칸에만 기표해 선거권을 행사한다. 그런데 개표를 하다보면 두 정당·후보자 칸에 걸쳐서 찍은 표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처음에는 무효표로 처리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손이 떨리거나 눈이 침침해서 경계선 상에 기표할 수도 있기 때문에 1969년「국회의원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어느 정당․후보자에 기표한 것인지 명확하면 유효표로 인정하도록 바뀌었다. 최대한 선거인의 의사를 존중해 투표의 효력을 인정하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이 또한 개표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왔다. 두 정당·후보자 칸에 걸쳐있으면서 선거인이 어느 정당·후보자에 기표하고자 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애매한 표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공직선거법」이 개정됐다. 투표용지 각 정당·후보자란 사이에 여백을 두어 두 정당·후보자에 걸쳐서 기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쳐서 기표한 경우 무효표가 되는 것으로 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때는 후보자란 사이에 여백이 없는 사전투표용지가 발급됐으며 선관위가 특정 후보자 당선을 위해 일부러 무효표를 만들려고 그러한 투표용지를 교부한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상에 나돌기도 했다. 물론 개표 결과 여백이 없는 사전투표용지는 단 한 표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선관위는 위와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11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제공=부산선관위)
이미지 확대보기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낙선한 후보자가 정규의 투표용지가 아닌 불법 투표지가 대량으로 위조·투입됐다고 주장하며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 감정 결과 위조 투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사전투표용지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로 발급해 선거인에게 교부하며 사전투표마감 후 사전투표함은 정당·후보자 측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봉쇄·봉인하고 참관인에 경찰관까지 동반해 선관위 사무실(관내투표)과 우체국(관외투표)으로 인계된다.
우체국이 접수한 관외투표는 등기우편으로 관리되고 선관위 우송 후 정당이 추천한 위원이 확인하고 지켜보는 가운데 우편투표함에 투입되며 우편투표함과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에는 CCTV가 설치되어 보관 전과정이 녹화돼 위조 투입이나 투표함 바꿔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선거과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불안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