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有權者)’는 선거를 할 권리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의 주권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지난 2012년 1월 17일에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지정하고, 유권자의 날부터 1주간을 ‘유권자 주간’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유권자의 날은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이했다.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지정한 이유는 1948년 5월 10일에 우리나라 최초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라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도입해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5·10 총선거를 통해 구성된 제헌국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했고, 헌법상 선거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선거권이 기본권으로 규정됨으로써 곧바로 선거권을 얻게 되었지만, 서양의 여러 사례를 살펴보면 선거권은 목숨을 건 오랜 투쟁과 그에 따른 희생의 산물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경우 1848년 부자나 귀족과 같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졌던 선거권을 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투쟁 끝에 쟁취했고, 영국에서는 1913년 여성참정권 운동가인 ‘에밀리 데이비슨’이 “여성에게 투표권을 달라!”는 말을 외치며 질주하는 경주마를 향해 뛰어들어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1928년 여성들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졌다.
또한 1965년 3월 미국에서는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며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수많은 시위대들이 앨라배마주에 있는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87km를 행진했고 그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해 8월 흑인에 대한 투표권 법안이 통과됐다.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와 현실의 괴리 또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혐오 등의 이유로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22년 6월에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만 해도 기권한 유권자가 49.1%에 이른다. 선거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국민이 가장 직접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이며, 낮은 선거 참여는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