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건강과 보건에 대한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대형 병원이 인접해 있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가까이에서 받을 수 있는 주거 지역 이른바 ‘의세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2017년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접어든 뒤 의료기관의 접근성은 거주지 선택의 핵심고려 요인이었다. 여기에 오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2030대로까지 확대되면서 다시금 의세권 입지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형 병원이 인근에 위치한 의세권 단지는 의료 서비스와 함께 병원 연관 인프라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어 외래환자 및 보호자에게 인기일 뿐 아니라 이른 시간부터 회진을 돌거나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병원 종사자들에게도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대형 병원이 새로 들어서는 지역은 지역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의 질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물론 주변 생활인프라의 확충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부동산·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대형 병원 인근 주거시설 몸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대서울병원 인근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4억에 거래돼 병원의 개원 개원시점인 2019년 5월(9억8800만원) 대비 4억원 이상 상승했다. 은평성모병원 바로 앞에 자리한 ‘은평스카이뷰자이’ 전용면적 84.74㎡도 같은 달 12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병원이 개원한 2019년 4월(6억1700만원)에 비해 2배 가깝게 오른 수치를 보였다.

이에 분양시장에서는 대형 병원 예정 지역에 들어서는 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의료복합타운(아산병원)이 조성될 예정인 청라국제도시에서 지난해 11월 분양한 ‘청라한양수자인디에스틴’은 702실 모집에 2만7377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평균 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청약접수를 받은 ‘송도아메리칸타운더샵’도 661실 모집에 6만2244건이 몰리며 평균 9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오피스텔은 인근에 송도 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설 예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전문가는 “병원 인근 주거시설은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고, 풍부한 임차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며 “공급 대비 많은 수요로 환금성이 우수해 주택시장 불황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향후 시세 차익이나 프리미엄을 기대해 볼 수 있어 투자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의세권 단지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병원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에서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금호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5층, 12개동, 전용면적 84㎡ 총 806실 규모의 오피스텔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를 분양한다. 1단지 513실은 공동구매 프로모션을 실시해 현재 분양 중이며, 2단지 293실은 이달 분양 예정이다. 사업지 바로 앞에는 연면적 9만9637㎡, 지하 4층~지상 10층 706병상 규모로 건립되는 수원덕산병원이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갔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로 2024년 4월 457병상의 진료 및 입원 시설을 먼저 개원한 후 2027년 2단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신영건설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 3지구에서 ‘신영지웰 운정신도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전용면적 84~100㎡, 아파트 606가구 규모다. 사업지 인근에는 약 45만㎡ 규모로 조성되는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가 위치한다. 파주 메디컬클러스터에는 아주대학교병원, 국립암센터 미래혁신센터, 의료·바이오R&D센터, 바이오융복합단지 등이 순차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신건영도 평택시 화양지구에서 '평택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전용면적 59~84㎡, 1468가구 규모로 이뤄지며 지구 내에는 첨단의료시설을 갖춘 병상 350개 규모의 종합병원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해 3월 개원한 한양대학교 한마음국제의료원 인근에서는 미래리움㈜이 ‘창원중앙역 유탑 바이탈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3층~지상 10층 전용면적 23~46㎡ 총 286실 규모로 구성된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