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9월 13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대학교병원은 하청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한다”며 이를 규탄하고, 울산대학교병원 민들레 분회(청소노동자)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울산지역 코로나 전선의 최 일선에 선 울산대학교병원 청소노동자들이 쟁의 중이다.

울산대학교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코로나 시기 폐기물이 80톤에서 120톤으로 늘어나면서 노동 강도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청소노동자들은 코로나19 병동을 청소하다가 감염되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조합원들이 몇 명이나 될 정도로 언제나 병원 내 감염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울산대학교병원 내에는 하청노동자들 간 차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장례식장 조리와 미화업무를 맡고 있는 조합원에게는 교통수당, 위험수당 상여금 모두 신관, 본관 미화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민들레분회는 임금인상, 차별해소를 요구하며 10차례 교섭을 진행하고 조정중지결정에 따라 8월 30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민들레분회는 코로나 시기 방역에 혹여나 하는 마음에 전면파업을 지양하고 업무를 부분적으로 거부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어느 때보다 힘들었지만, 사용자들은 시급 150원 인상이 전부라며 하청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청업체들은 도급단가가 낮아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도급단가를 밝히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는 묵묵부답하고 있다. 원청 단체협약에 도급단가를 공개하도록 명시되어있지만 도급단가 공개를 요구하는 원청 노동조합의 요구에 원청 사용자가 거부하며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하청노동자들은 출입구 관리부터 병원 내 방역 청소업무까지 코로나로부터 병원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코로나 시기 매달 정부로부터 35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울산대학교병원에 지급하는 지원금이 울산대학교병원직원들에게 지급된다면, 울산대학교병원 청소노동자들을 포함한 하청노동자들에 지급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울산대학교병원은 2021년 임단협 교섭에서 타결 일시금으로 300만원을 지급한다. 사상최대의 일시금 지급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로 인한 정부지원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울산대학교병원 하청노동자들에게는 일시금을 2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병원에서 같은 코로나로 같이 고생했는데 원청은 300만원, 하청은 20만원이라는 것이 국가의 방침인가 묻고 싶다고 했다.

울산대학교병원이 하청노동자 1인당 6천만원 정도의 도급단가를 지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있다. 하청노동자들의 도급단가로 이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면, 울산대학교병원이 청소업무와 안내업무, 장례식장 업무 등을 하청으로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청 회사들이 대폭 착취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울산대학교병원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과도한 착취, 과중된 노동, 비정규직 간 차별까지 짊어진 민들레분회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울산대학교병원 하청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2021년 임단협을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투쟁키로 했다.

그러면서 울산대학교병원 하청업체들은 “도급비를 충분히 받고도 노동자들 임금을 과도 착취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반성하고,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즉시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또 “울산대학교병원은 하청 노동자 임금 두 배에 가까운 도급비를 지불하면서 과도한 착취구조와 차별구조를 허용하고 노동자들을 핍박하고 있다. 하청사장들에게 가는 비용이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도 남는다. 울산대학교병원은 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도 했다.

아울러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은 어려운 시기 병원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병원의 모든 구성원에 대한 것이다. 울산시는 울산대학교병원에 지급한 코로나 관련 지원금의 사용처를 철저히 조사하고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에 대해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감독 하라”고 덧붙였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