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는 작년 7월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TV조선의 ㈜하이그라운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등과 관련, 5월 31일 우편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하이그라운드의 2020년 감사보고서 등 추가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거대미디어그룹이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지연하거나 망설인다면,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속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작년 7월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TV조선을 운영하는 ㈜조선방송 등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조선방송이 방정오씨(조선일보 방상훈 대표의 차남이자 ㈜조선방송의 사내이사)가 대주주인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대규모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식사건으로 접수하여 조사에 착수했다(사건번호 : 2020지원1315 「㈜조선방송의 부당지원행위 사건」). 그러나 TV조선의 ㈜하이그라운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는 2020년에도 계속됐으며, 오히려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올해 4월 13일 공개된 ㈜하이그라운드의 외부감사보고서를 보면, 2020년에도 ㈜조선방송의 부당지원행위가 계속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조선방송의 ㈜하이그라운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모는 2020년에도 251억여원에 달했다(감사보고서 32쪽 이미지). 이는 2018년 109억, 2019년 191억원에 비해 일감몰아주기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2020년 ㈜하이그라운드의 전체 매출액이 253억여원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그라운드 매출액의 99%가 ㈜조선방송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너무나 노골적인 일감몰아주기 행태였다. 또한 ㈜조선방송이 ㈜하이그라운드에게 드라마 외주제작을 주고, ㈜하이그라운드는 다시 다른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하는 소위 ‘거래단계 끼워넣기’ 방식의 거래가 2020년에도 이뤄진 정황도 발견됐다는 것.

㈜하이그라운드는 2020년 방송된 TV조선 드라마들인 ‘간택-여인들의 전쟁’, ‘바람과 구름과 비’, ‘복수해라’에 모두 공동제작사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간택-여인들의 전쟁’은 코탑미디어와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돼있고, ‘바람과 구름과 비’는 빅텐츠(빅토리콘텐츠)와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돼있다. 그리고 ‘복수해라’는 이야기사냥꾼과 공동제작을 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처럼 모든 외주제작을 공동제작 형식으로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그리고 ㈜하이그라운드의 매출이 전적으로 TV조선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에, TV조선은 ㈜하이그라운드에 외주제작을 주고 ㈜하이그라운드가 다른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하 변호사의 주장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