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원고들의 '부제소 특약' 유효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0-09-2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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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이 사건 중간정산이 유효한 이상 원고들의 이 사건 각서상의 '부제소 특약'이 구 퇴직급여법에서 금지하는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의 일부를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심은 원고들의 청구(퇴직금청구 소)를 일부 인용했다.

원고들은 회사(미래저축은행)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11년 8월 31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 5월 6일 재무상태가 극히 부실하여 건전한 신용질서나 예금자의 권익을 해칠 우려가 있음을 이유로 미래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했다. 이후 미래저축은행은 2013년 4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회합○○호로 파산을 선고받았고, 같은 날 피고(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됐다.

대표이사 김OO은 2012년 4월경 미래저축은행이 소유한 약 266억 원 상당의 유가증권 내지 약 203억 원 상당의 법인자금을 횡령했다’는 상호저축은행법위반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13년 1월 25일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합○○○호), 항소심 역시 같은 해 12월 27일 일부 공소사실을 제외한 대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마찬가지로 유죄판결을 선고해 위 판결이 상고심에서 확정됐다.

퇴직한 근로자들은 위 회사를 상대로 2009년 9월경부터 2012년 5월경까지의 법정수당 미지급액을 청구하는 이른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다(원고들 중에도 상당수가 위 소송에 참여). 그 결과 정기상여금 등 위 근로자들이 주장한 금품의 통상임금성이 모두 인정되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4.년11월 26일 정기상여금과 중식대 등을 포함하여 산정한 법정수당과 이미 지급한 법정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했고(2014나○○○○○호 등),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됐다(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원고들은 피고(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원고들은 "설령 원고들에 대해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고 할지라도, 당시 미래저축은행 측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은행의 재정이 안정화되는 시점인 6개월 내에 원고들에게 퇴직정산금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므로, 피고로서는 여전히 위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 상당액의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피고는 "미래저축은행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의무는 원고별 개인 계좌로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이 입금됨으로써 모두 이행되었다 할 것이어서, 원고들로서 는 피고를 상대로 재차 이 사건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정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원고들은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중간정산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여 미래저축은행 측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각서는 ‘부제소 특약’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위 각서에 반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 도중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소급하여 지급받게 된 법정수당 미지급액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금액에 포함하여 청구금액을 확장한 부분 또한 애초의 청구와 그 기초가 동일하므로, 이 사건 각서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1심(2014가합563278)인 서울중앙지법 제42민사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는 2015년 9월 11일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했다.

그러자 피고는 항소했다.

원심(2심 2015나2058196)인 서울고법 제15민사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는 2016년 6월 3일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특약'에 반하여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며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했다.

원고들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2020년 9월 3일 상고를 모두 기각해 소를 각하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0.9.3.선고 2016다235480 판결).

원심은, 이 사건 중간정산 퇴직금이 모두 원고들 명의의 계좌로 직접 송금됐고 원고들은 이를 유상증자 대금으로 이체하기까지 9일 내지 20일 동안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나 간섭이 없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비록 미래저축은행의 요청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원고들은 스스로의 의사나 결정에 기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면서 그 퇴직금을 지급받았고, 이를 보유하고 있다가 역시 스스로의 의사나 결정에 기하여 그 중 전부나 일부를 증자대금으로 납부한 것이며, 따라서 이 사건 중간정산에 원고들의 유효한 동의가 흠결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결의 이유를 밝히지 아니하고 이유에 모순이 있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원심은, (1) 이 사건 중간정산이 유효한 이상 이 사건 각서상의 '부제소 특약'이 구 퇴직급여법에서 금지하는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의 일부를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2) 나아가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중간정산의 실시 일시와 이 사건 각서의 작성, 제출 일시 및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 일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서를 작성·제출한 것이 중간정산 퇴직금에 관한 권리의 사전 포기라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부제소 특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중간정산 퇴직금에 관한 부제소 특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고 인정했다.

또 "이 사건 중간정산이 무효임을 전제로 미래저축은행이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각서를 제출받은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중간정산이 유효한 이상,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배척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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