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밝혀져도 되돌릴 길 없어… 되려 주홍글씨 낙인
최근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성폭력을 고발한 일부 피해자들이 ‘악성 댓글(악플)’ 공격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김지은 씨는 악플에 시달리다 추가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관심을 넘어선 인격 모욕,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 악성 루머 유포 등을 통한 심각한 명예 훼손 행위가 확산해 소속 연예인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배우 이태임의 은퇴 배경이 악플로 인한 상처라는 추측도 나온다.
온라인상의 근거 없는 비방은 비단 개인에 국한하지 않는다. 기업들도 근거없는 비방의 칼날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정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들을 근거 없이 비방하거나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는 악플이 건강한 기업을 망치고 있다.
이후 사명을 ‘에이프릴스킨’에서 ‘에이피알’로 변경하고 화장품과 비누 등 사료와는 상관없는 사업을 진행했지만 ‘유해한 애완견 사료를 만드는 기업’ 이라는 악플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다. 직원 평균 연령 28.3세의 촉망받는 스타트업 기업인 에이피알의 구성원들은 오늘도 사업 아이템이 아닌 악플로 고민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당시 피해를 주장한 이들 중에는 실제로 개를 키우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었고, 고혈압&당뇨 등을 앓고 있는 노령의 견주 등 애견 사료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있지도 않은 유해성분을 이유로 거짓 피해를 주장하면서 이슈를 자극적으로 확대시켰어요” 라고 설명했다.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기업에 피해를 끼치는 것은 분명한 범죄 행위다. 에이피알은 앞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송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1위 기업도 악플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해 7월, 제주지역의 일부 양돈농가에서 축산분뇨를 야산에 불법 투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빌미로 제주 삼다수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과 잘못된 루머에 대한 악플이 확산됐다. 일부 댓글에서는 ‘돼지 똥물’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마치 실제 분뇨와 직접 연관돼 먹지 못한다는 근거 없는 악의적인 주장을 쏟아 냈다. 이와 관련 우수한 품질과 청정 이미지로 승부해온 시장 1위 제품 ‘삼다수’ 브랜드를 언급하는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분뇨가 불법 투기된 지역과 삼다수의 취수원과의 거리가 상당하고 수질 관리에 대한 과정들이 공개되며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이미 기업이미지에 피해를 입은 뒤였다.
악플은 개인에게 죽기까지 아픈 고통을 안겨주는가 하면 죄없는 회사를 악덕 기업으로 내몰아 피해를 끼치거나 폐업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러한 악플 근절을 위해 법적 처벌 강화와 더불어 근본적인 예방법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근거 없는 온라인 의견에 편승하기 전에 스스로 한번 더 깊게 고민해 보고 악플에 동조하지 않는 자정활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