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3일 대법원이 삼성 X파일 폭로와 관련해 노회찬 상임고문에게 내린 판결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연 이 땅에 정의란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를 또다시 품게 만들었다”고 개탄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거대 재벌권력 삼성과 검찰의 검은 커넥션이 노회찬 당시 국회의원의 용기 있고 정당한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지만, 대한민국 사법부가 죄를 지은 자와 이를 고발한 자를 각각 대하는 방식은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멀기 때문”이라고 규탄했다.
진보신당은 “2005년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삼성 X파일’은 굴지의 재벌기업 삼성의 총수 이건희 회장이 본인의 수족인 이학수 등을 통해 검찰에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충격과 분노를 가져다줬다”며 “당시 언론은 연일 머리기사로 다루며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반영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국민에 의해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되지도 않았으면서 오히려 더 큰 권력을 휘둘러온 삼성과 검찰이 검은 돈이라는 강력한 접착제를 통해 서로 붙어 마치 한 몸처럼 굴며 불법을 자행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부당한 자녀세습을 위해 온갖 불법편법 행위를 저질러왔고, 검찰은 뇌물을 받아가며 마치 삼성의 법무팀처럼 불법행위를 감싸온 것”이라며 “당시 노회찬 의원과 더불어 MBC 이상호 기자, 김용철 변호사 등이 용기 있게 고발한 사실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일일이 다 말하기 힘들만큼 방대한 것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은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는 상황이 너무나 달라진 듯 보인다.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뇌물수수 검사들은 여전히 그 누구도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제대로 된 법적처벌을 받지 않았다. 뇌물을 건넨 삼성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뇌물수수, 뇌물공여로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할 이들은 아직까지도 큰소리치며 뻔뻔히도 잘만 살아가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반대로, 범법자들을 고발한 이들에게는 마치 ‘삼성과 검찰을 건드리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부당한 시련이 찾아오고 있다”며 “X파일을 최초로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가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노회찬 고문 역시 지난 13일 대법원으로부터 유죄취지의 판결을 받은 것”이라고 대법원을 성통했다.
그러면서 “노회찬 고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정의와 상식은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와도 전혀 맞지 않는 부당한 판결”이라며 “대법원은 노회찬 의원의 X파일 공개 보도자료에 대해 종이에 인쇄해 배포한 것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해당되지만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죄가 된다는, 시대와 상식에 어긋나는 판단을 내렸다. 두 방식이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을뿐더러, 이미 인터넷 정보화 시대로 접어든지 한참이 지난 2005년 당시의 상황과 현실에 한참 못 미치는 과거의 낡은 틀로 재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이처럼 시대에 뒤쳐진 대법원 판결은, 정의의 관점에서 볼 때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당시 대다수의 국민은 물론 절대다수의 국회의원들까지도 비록 삼성 X파일이 안기부의 불법도청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사회 전체의 공익을 위해서 철저히 공개되고 수사에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이를 앞장서 주장한 노회찬 고문은 부당한 사법적 판결을 받아 정치인으로써의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하지만 이번 판결 이후 노회찬 고문이 ‘정의가 쉽게 이길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국민에게 사랑받는 진보정치인과 진보정당은 지금까지 보다 더 어려운 가시밭길을 가게 됐을지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땅의 정의를 바로세우고 법과 원칙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진보신당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끝으로 “무엇이 우리사회에서 진정한 정의인지 함께 고민하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리며,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가 노회찬 고문에 대한 현명하고 올바른 사법적 판단을 내려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