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친구에게 차를 빌려 여자 친구와 함께 타고 가다 충고를 했는데, 거친 표현에 여자 친구가 화가 나 운전자의 팔을 내리쳐 교통사고가 났다면 운전자에게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J(31)씨는 2008년 2월 27일 새벽 3시경 친구로부터 어머니 소유의 승용차를 빌려 자신의 여자 친구를 조수석에 태우고 천안시 성거읍 부근 경부고속도로를 시속 120km 속도로 가던 중 여자 친구에게 “술집에서 일하는 친구와 놀지 말아라. 그러면 너도 똑같이 더러운 X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여자 친구가 운전대를 잡고 있던 J씨의 오른쪽 팔을 내리쳤고, 이로 인해 차량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튕기면서 트럭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켜 결국 폐차됐다.
이에 차량 소유주인 최OO씨가 “이 교통사고는 비록 운전대를 잡고 있던 J씨의 여자 친구가 오른팔을 내리친 바람에 발생했지만, J씨로서도 여자 친구의 이런 불법행위를 유발한 책임이 있어, 교통사고의 원인제공자로서 여자 친구와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이 사고로 J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고, 그 여자 친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죄로 구속 기소돼 2008년 8월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하지만 수원지법 민사4단독 이종민 판사는 최근 승용차 소유주 최(40·여)씨가 운전자 J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9가단2428)에서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교통사고 당시 피고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 친구에게 건넨 ‘술집에서 일하는 친구와 놀지 말아라. 그러면 너도 똑같이 더러운 X이 된다’는 말 자체가 사회통념상 위법성 있는 행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이 말을 들은 여자 친구가 화가 나 오른팔을 내리쳐 교통사고를 일으키게 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다소 과격하기는 하나 이런 말은 여자 친구의 행동을 타이르는 조언 내지 여자 친구의 행동에 대한 책망일 뿐”이라며 “결국 피고가 여자 친구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행위와 교통사고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피고에게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동승자가 때려 교통사고…운전자 배상책임 없다
이종민 판사, 차량 소유주가 운전자 상대로 내 소송 패소 판결 기사입력:2011-05-02 18: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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