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대법관 증원하면, 변호사만 좋아져”

“장관급인 대법관 자리 6개나 늘려주겠다니 다른 나라에서는 깜짝 놀랄 일” 기사입력:2011-04-18 23:59:45
[로이슈=신종철 기자]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용훈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훈 대법원장 이용훈 대법원장은 18일 “장관급인 대법관 자리를 6개나 늘려주겠다니 다른 나라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다. 하지만 그것(대법관 증원)이 국민을 위한 일은 아니다”라며 “(대법관 증원 이후) 상고심 사건이 늘어나면 국민들은 비싼 전관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 등 사법 비용만 늘어나, 결국 변호사만 좋아질 뿐”이라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공보관실에 따르면 이 대법원장은 이날 3개 언론사 법조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법원에 접수되는 약 3만여 건의 민ㆍ형사 사건들 중 약 5% 내외의 사건들만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이 파기되는 상황으로, 약 10% 내외의 사건들이 적정한 상고대상으로 볼 수 있다”며 “대다수 사건들에 대해 무익한 남상고(상고 남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이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사법비용을 부담시키게 되는 결과가 된다”며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을 위한 상고심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법원은 대법관 증원보다, 불필요한 상고를 걸러내는 역할을 해 줄 전국 5개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하자는 대안을 국회에 제시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이 대법원장은 양형기준법을 만들어 판사가 양형기준에 따라 판결토록 하자는 논의와 관련, “헌법에 따르면 법률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제ㆍ개정하도록 돼 있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바에 따라 양심에 기해 재판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양형은 형사재판에 관한 내용이므로 사법에 맡겨 주는 것이 헌법의 태도에 맞는 것”이라고 양형기준법도 반대했다.

또 검사가 판사의 영장기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하자는 영장항고제에 대해선 “구속 여부는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에게도 정신적ㆍ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가 재차 범행을 저지른 사례들은 매우 안타깝고, (영장 판사가) 그런 부분까지도 같이 살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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