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군에서 발령된 정당한 명령 또는 규칙을 군인ㆍ군무원이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토록 한 군형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육군 제22사단 소속 해안소초 부소초장인 Y씨는 해안경계임무에 관한 명령을 준수해 해안 백사장 및 철책에 대한 수제선 정밀정찰을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아침에 작업이 있다는 이유로 2009년 6월25일 새벽 3시40분부터 5시20분까지 정밀정찰을 실시하지 않아 순찰근무에 관한 정당한 명령을 위반했다.
Y씨는 그 무렵부터 2009년 7월5일까지 사이에 순찰근무시간에 부대를 무단이탈하는 등 9회에 걸쳐 순찰근무에 관한 정당한 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는데, 육군 제22사단 보통군사법원은 그해 9월 직권으로 군형법 제47조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군형법 제47조(명령위반)는 정당한 명령 또는 규칙을 준수할 의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않는 자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44조 ‘항명’과는 구별된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군형법 제4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관들의 의견은 팽팽했으나, 위헌정족수 2명이 모자라 합헌 결정이 난 것.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군형법 제47조 ‘정당한 명령 또는 규칙’이란 개념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수범자(군인ㆍ군무원)가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대법원 판결 등에 의해 이미 구체적ㆍ종합적 해석기준이 제시돼 있는 이상, 법집행기관이 이 법률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해 해석할 염려가 없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명령에 대한 복종관계가 유지돼야 하는 군의 특수성에 비춰 볼 때, 정당한 명령에 대한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위반할 경우 구체적 형벌의 종류와 범위를 명시한 이 법률조항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합헌으로 판단했다.
반면 이강국ㆍ김종대ㆍ목영준ㆍ송두환 재판관은 “범죄구성요건의 핵심인 ‘명령ㆍ규칙’의 제정권자, 내용, 범위, 형식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채 실질적 내용을 명령ㆍ규칙에 위임해 죄형법정주의의 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명령ㆍ규칙’의 내용이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수범자인 군인ㆍ군무원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알 수 없고, 범죄의 성립여부를 수사, 공소제기 및 재판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김으로써 죄형법정주의에 명확성원칙에도 위배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軍 명령ㆍ규칙 어기면 형사처벌 ‘군형법’ 합헌
헌법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의견 팽팽…위헌정족수 2명 부족해 합헌 기사입력:2011-04-04 15: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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