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약칭 실천연대) 핵심간부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은 실천연대 핵심간부로 조직발전위원장 강OO(43)씨, 집행위원장 최OO(41)씨, 정책위원장 문OO(37)씨, 정책위원 곽OO(36)씨 등 4명이 북한 핵무기 보유에 찬성하고 북한에 동조하는 이적단체를 구성하고 친북활동을 해 왔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실천연대는 2000년 10월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통일적이고 총체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민족잦와 조국통일 위업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을 표방하며 모임 형태로 출범한 후 이듬해 12월 제1차 정기총회에서 강령을 제정해 조직의 공동목적을 구체화하고, 규약을 개정해 지휘통솔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조직으로서의 외관을 갖췄다.
검찰은 “실천연대가 남북교류를 빙자해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미군철수 남북공대위 결성’, ‘선군정치 선전’ 등의 지령을 받아 활동하고, 공작원으로부터 로동신문 사설 등을 이메일로 수신하는 등 북한과 직접 연계돼 있으며, 북한이 반제민족민주전선 등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을 실천연대의 노선이나 투쟁방향 설정에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김정일과 선군정치를 노골적으로 찬양ㆍ미화하고, 북한 핵실험의 당위성을 적극 선전하고 있으며, 북한도 실천연대의 이러한 이적활동을 공개적으로 북한 주민에게 선전하면서 실천연대의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며 기소했다.
◆ 1심 “국론 분열 야기하고, 사회 혼란 가져올 위험 또한 작지 않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2009년 4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씨에게 징역 2년6월 및 자격정지 2년6월, 최씨에게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 문씨와 곽씨에게 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북한 주민의 참상과 어려운 경제현실, 김일성ㆍ김정일의 독재체제를 외면한 채,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북한의 사회주의체제, 주체사상과 선군정치 등을 수년 간 미화 선전ㆍ전파했고, 북한의 대남전술전략 주장에 동조해 대중의식화 선전활동, 반미자주화 투쟁 등을 일삼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재판과정에서 자신들의 활동이 자주통일운동으로서 정당하다거나 현 정부에 의한 공안탄압이라는 주장만을 되풀이 할 뿐, 근본적인 활동의 전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이 한민족과 통일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한반도의 정세와 남북통일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 중에는 다원화사회에서 소수의견으로 인정할만한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나, 피고인들의 행위는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남북한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할 우려가 있고, 북한이 주장하는 통일방식 및 사회변혁론을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면서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집단을 형성시킴으로써 국론의 분열을 야기하고 사회의 혼란을 가져올 위험 또한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반미ㆍ반정부 투쟁활동에서 아직까지 위법한 활동을 한 전력이 없고, 대한민국 사회가 성숙ㆍ발전해 과거에 비해 피고인들의 행위가 미치는 사회적 위험성이 감소했다고 보이므로, 이러한 정상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 항소심 “실천연대, 북한의 주체사상 및 선군사상 무비판적으로 추종”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0형사부(재판장 이강원 부장판사)는 2009년 10월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며 강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및 자격정지 2년6월, 최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자격정지 2년으로 감형하고 석방했다. 문씨와 곽씨의 형량은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북한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계속 판시하고 있는 이상, 북한의 주체사상 및 핵무장을 정당시하는 선군사상 등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해 온 실천연대는 이적단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실정법에 어긋나는 위법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은 실천연대의 핵심간부들로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해 발표한 6.15 공동선언을 민간차원에서 계승ㆍ발전시켜 나간다는 명분하에 범법행위에 이르렀다”며 “실제 실천연대가 2006년과 2007년에 한반도 평화포럼 및 시민캠페인 사업에 대한 보조금으로 정부로부터 6000만 원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그 무렵 행해진 행위가 반국가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없지 않아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천연대의 주의ㆍ주장과 피고인들의 의견ㆍ사상이 북한의 활동이나 주의ㆍ주장과 그 궤를 같이 한다 하더라도, 공산혁명이나 무장봉기 등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가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복ㆍ폐지할 것을 직접적으로 기도하거나 선전ㆍ선동하지는 않은 이 점에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 유지에 심대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에 피고인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오히려 보호관찰관의 지도하에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이고, 이러한 처우가 한국사회의 민주성과 다양성, 개방성 및 포용력을 북한 등 외부에 알리는 길이 되며, 나아가 남북교류와 협력의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익하다고 판단된다”고 집행유예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 대법 “국가보안법 규범력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실천연대 핵심간부 4명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남북한 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국가단체 등을 규율하는 국가보안법의 규범력은 계속 유효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7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가 국가보안법이 규정하는 이른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판결(대법원 2010도1189)한 바 있어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가 이적단체가 아니라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반하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반국가단체 찬양ㆍ고무ㆍ선전ㆍ동조에 의한 국가보안법 위반과 이적표현물 제작ㆍ반포ㆍ소지 등에 의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적단체 ‘실천연대’ 핵심간부 4명 집행유예 확정
대법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만이 능사 아니라 사회복귀 촉진이 바람직해” 기사입력:2011-02-16 15: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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